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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교실

한파주의보

강신욱 팀장(신한금융투자 서초PB센터)

2일 아침 서울지역에 올 가을 들어 처음으로 한파주의보가 발령되었다. 아침 출근길에 사람들이 몸을 잔뜩 웅크리고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며 벌써 겨울이 시작되었구나 하며 세월이 참 빠름을 느꼈다.

우리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로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한 때 미국에서 10권 안에 들어가던 CIT그룹이 파산보호를 신청하였다고 한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몰고 왔던 리먼 브라더스 파산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사실 지난 10월 말까지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각 기업들의 실적이나 각종 경제지표들은 좋은 편이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경기회복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기에도 충분했다. 허나 지난 주말 날아든 CIT그룹의 파산 소식은 아직 금융위기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판단으로는 이번 CIT 파산이 작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때보다는 그 충격이나 영향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

우선, 리먼사태 때와는 다르게 CIT 파산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시장에서 예상했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지난 주말 미국시장에서 주가는 폭락을 했지만 채권 및 CDS 가격은 안정적이었다. 즉, CIT그룹의 파산은 불가피한 측면이 많았지만 그래도 차선책은 마련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필자의 생각으로는 미국 FOMC회의 결과나 G20 재무장관 회의에 투자자들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필자가 그 동안 언급해왔던 출구전략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달러 캐리트레이드 지속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쉼없이 올라온 우리 증시의 일등공신은 외국인이며 그 외국인들은 값싼 달러를 조달하여 원자재 시장 및 이머징마켓에 투자를 하였다. 그런데 지난 10월 중순경부터 외국인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미묘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바로 10월말로 종결되는 미 국채매입 프로그램의 종결로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그에 따라 채권금리가 상승하며 미 달러화도 그 동안의 약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매수세가 대폭 축소되었던 것이다.

결국 세계시장을 떠도는 스마트머니는 그동안 달러화 약세에 베팅하여 상품시장 및 주식시장에 들어왔으나, 최근 그 중 일부가 다시 달러화 상승 쪽으로 보며 달러화에 대한 숏커버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FOMC회의 결과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번 회의에서 FOMC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러나 회의 직후 발표되는 FOMC의 코멘트는 향후 달러화의 방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일 FOMC회의 이후 달러화가 재차 강세로 진행된다면 우리시장은 좀 더 가파른 하락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의 이후 달러화가 재차 약세로 돌아선다면 외국인들의 달러 캐리 자금은 다시 상품 및 주식시장으로 돌아 올 것으로 기대된다.

어쨌든 이번 CIT그룹의 파산으로 우리증시는 한동안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거기에 더해 앞서 언급한대로 달러화 강세에 따른 달러 캐리 자금까지 이탈하게 된다면 시장은 좀 더 거친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종합지수 기준으로 1,500P 이하는 우리나라 12개월 기준 PER이 10배 이하로 떨어지는 구간이다.

외부 환경에 취약한 국내증시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PER 기준 10배 이하 구간에서는 훌륭한 매수타임이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번 조정을 상승장에서 오는 건전한 조정으로 인식하고 그동안 가격이 비싸 매수하지 못했던 대형 우량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했으면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