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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 민사재판을 위한 소송대리인의 협력 방안

여훈구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에서 구술심리의 원칙을 본격적으로 시행하여 온 지 3년이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변론준비절차에의 회부 원칙에서 조기 변론기일 지정 원칙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민사소송법 개정이 되어 시행 중이다. 종래 신모델에 따른 서면공방절차가 쟁점을 일탈하여 절차를 지연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점과 구술심리의 조기 현실화 필요성을 감안한 것이다.

구술심리원칙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재판부의 사안 및 쟁점에 대한 철저한 파악은 물론이려니와 당사자, 특히 소송대리인의 절차상의 협력 등 소송관계인들의 적정한 역할 분담이 필수불가결하다. 민사재판을 담당해 온 법관의 입장에서 소송대리인들의 절차협력방안으로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재판장의 예시양식을 첨부한 준비명령에 따라 최초기일(제1회 변론기일 또는 변론준비기일)의 1주 전까지 ‘주장정리요약서 및 입증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그 내용으로서는 ①사건의 간략한 개요, ②각자의 주장 및 항변(중요도 순위를 기재), 상대방의 주장 및 항변의 제목 정도의 간략한 요지, ③각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각 주장사항별로 그에 대응하는 직접적인 증거(서증의 경우 서증번호) 및 간접적인 정황, 상대방 입증사항에 대한 반증의 기재(중요증거 여부의 표시), ④상대방에 대한 구석명사항의 요지, ⑤입증계획-향후 제출할 증거방법의 특정 및 그 입증취지의 상세한 기재 등을 담으면 된다. 위 서면은 1~2면 정도의 분량이면 충분하도록 하여 구두변론시에 참조용으로 활용하고, 개방형으로 구성하여 절차의 발전에 따라 변경되는 내용을 반영하여 변론종결일에 ‘최종 주장 및 증거정리 요약서’로 제출하고 최후변론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는 그야말로 구두변론을 보완하는 요약서이다. 따라서 재판부에서 준비서면 등 기록을 제쳐 두고 위 서면에만 의존할 것이라는 우려는 거두어도 된다고 본다. 장문의 준비서면만으로는 당사자가 진정으로 기대하고 있는 주장과 증거가 무엇인지 부각되지 아니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강약을 두어 주장 및 증거를 입체적으로 구성한 다음 구두변론에 임하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 더욱이 소송대리인이 변론기일 전에 당사자와의 추가 면담 등을 통하여 향후 입증방법의 구체적인 내용과 필요성을 파악하게 됨으로써 기일의 공전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구두변론시나 증거조사시에 법원에 설치된 실물화상기(OHP)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해석에 큰 다툼이 있는 처분문서 조항이나 위조되었다고 주장되는 부분, 도면 등을 제시하면서 구두변론을 하거나 증인신문을 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러한 설비를 활용하는 방안은 매우 효과적이다. 나아가 파워포인트 등 프리젠테이션을 통한 구두변론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재판부와 협의하면 장비 등에 관한 적극적인 협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소송대리인들의 창의적인 제안과 협조로 구술심리원칙이 더욱 효율적으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