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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재판은 경력법관에게 맡겨야

박종연 변호사(진주)

변호사로서 이혼사건을 들고 법정에 들어가 보면 법관경력이 짧은 젊은 법관이 재판을 맡는 경우가 있는데, 이 부분은 시정할 필요성이 있다. 더러는 이제 합의부 배석을 갓 벗어난 초임단독판사나 미혼의 젊은 판사가 이혼재판을 맡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비유적으로 말하여 이제 갓 사회에 발을 디딘 결혼도 안한 젊은 판사가 30~40년 살아온 부부의 소설책 한권의 분량이 나오는 결혼과 인생을 어떻게 제대로 판단하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특히 이혼재판은 민사재판이나 형사재판에 비하여 사실인정이나, 이혼여부의 결정, 양육자 결정, 재산분할, 위자료의 결정에 관하여 재판장의 인생관이나 재량이 작용하는 영역이 훨씬 크다. 또 이혼재판은 판결까지 가기 전에 재판장의 임의적 방향제시에 의한 조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재판장의 인생경험과 소양이 더더욱 필요한 이유이다 드물지만 인사이동으로 담당판사가 바뀌면 이혼여부나 재산분할 내용, 위자료의 내용에 관한 재판의 주된 방향이 바뀌어버려 당사자가 당황하는 경우도 없지 않고, 특히 사실관계를 열린 마음으로 알아보려는 지적인 겸손함이 없이 자신감에 차 있는 젊은 판사를 만나면 더더욱 당사자는 불안하다. 물론 모든 재판을 경력법관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여건상 안된다면 민사재판이야 사실인정이나 법리적용, 재판진행기술에 관하여 그동안 상당한 자료가 축적되어 있고 또 양측 소송대리인이 견제 보완하는 기능이 크므로 초임법관에게 맡겨도 문제가 생길 여지가 비교적 작지만, 형사재판이나 이혼재판은 그 중요성에 비추어 경력법관에게 맡길 필요성이 크다. 또 형사재판에 대하여는 수년전 판사의 재판진행 미숙이나 양형의 편차 등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야기되자 경력법관에게 맡기고 있는데 사람의 인생을 재판하는 이혼재판이야말로 오히려 경력법관에게 맡길 필요성이 더 클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법부 신뢰에 관한 가장 취약한 아킬레스건으로서, 사회경험이 없는 젊은 법관이 재판을 맡는 문제가 어제오늘 거론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혼재판만은 인생경험이 있는 판사가 맡을 필요성이 있어 특별히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