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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판사례

[미국 오판사례] 허위자백과 증언, 그리고 증거조작

조원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1973년 뉴욕 주 로체스터 시에서 백인 남자의 사체가 발견되었다. 그로부터 3일 후 경찰은 매춘에 종사하던 Betty Tyson과 여장 남자인 John Duval을 체포하였다. 당시 Tyson은 24세의 흑인 여성으로 헤로인에 중독되어 있었고, Duval은 21세였다. 경찰에 의하면 그들은 매춘행위 중 피해자로부터 돈을 빼앗고 살해하였다는 것이다.

법정에서 변호인은 물증이 없음을 지적하면서 자백에 대하여 다투었다. Tyson은 수갑으로 의자에 묶인 채 구타를 당하였고, Duval은 처음 범행을 부인한 후로는 나중에 허위자백을 할 때까지 경찰이 계속 구타를 하였다고 한다. 그들은 장장 12시간에 걸쳐 가혹한 신문을 받은 끝에 결국 악명 높은 경찰관 William Mahoney가 꾸민 대로 허위자백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사는 피고인들이 사건 당일 밤 피해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는 증인 두 사람을 신청하였다. 그들은 당시 10대의 청소년들로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매춘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Duval이 자기들에게 살인에 대하여 묘사하듯이 이야기를 하였다고 증언하였다. Tyson과 Duval은 전부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평결을 받고 징역 25년에서 종신형까지를 선고받았다.

Tyson은 교도소에 수감된 후 계속 무죄를 주장하였다. Tyson과 Duval이 교도소에서 6년 이상 복역하였을 때 한 지역신문 기자와 몇몇 변호사들이 관심을 갖고 보다 면밀히 조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Mahoney는 1980년 갱 단원을 살인사건에 연루시키기 위하여 증거를 조작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Mahoney는 머리채를 잡아당기거나 전화번호부 책으로 세차게 내리치거나 불붙은 시가로 지지는 등의 방법으로 자백을 얻어내는 것으로도 악명을 떨쳤다고 한다. 그로부터 구타를 당한 용의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도 있었다.

Tyson의 어머니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딸의 몸에 난 상처를 발견하고 변호인에게 사진촬영을 요청하였으나, 변호인은 사진촬영에 실패하고 말았다. Tyson이 체포된 지 얼마 안 되어 전신이 매자국과 타박상으로 뒤덮여 있는 것을 유치장에 출입하던 두 명의 카운슬러가 발견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그들은 Tyson으로부터 경찰이 그녀를 심하게 구타하였다는 말을 듣고는 유치장 책임자에게 알리자, 그가 상담 프로그램을 중단시킨 채 자신들을 쫓아냈다고 알려왔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은 그러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였다.

사건 당일 밤 피고인들이 피해자와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증인들에 관한 새로운 정보도 확인되었다. 그들은 살인사건 자체에 대하여는 아는 바가 없다고 증언하였으나, 실제로는 중요증인으로 7개월간 유치장에 갇혀 있으면서 경찰로부터 어떤 내용으로 증언을 해야 하는지 코치를 받았고, 만약 사실대로 말하면 위증죄로 교도소에 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 받은 사실을 털어 놓았다. 어느 날 밤에는 잠을 깨워서 보니 Mahoney가 리볼버 권총을 휘두르며 위협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들은 증언 후 경찰이 시키는 대로 로체스터 시를 떠나 다른 주에서 10~20년 이상 가명으로 생활을 하였다.

변호팀이 경찰의 사건 파일을 입수하였을 때 그들은 Tyson이 피해자처럼 생긴 사람과 같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는 중요한 증인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경찰은 이러한 서류를 피고인 측에 개시하지 아니한 채 숨겼다. Tyson의 변호인은 이러한 증거들을 토대로 법원에 재심리를 신청하였다.

1998년 5월21일 판사는 경찰이 Tyson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개시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재심리를 명하였다. 당시 Tyson은 뉴욕 주에서 가장 오랜 기간 복역한 여성 수감자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Tyson이 이미 25년 이상 복역을 하여 다시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바로 가석방될 것이라는 사정을 고려하여 공소를 유지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그 해 11월에 로체스터 시는 Tyson에게 125만 불을 보상하기로 합의하였다.

판사는 Duval에 대하여도 같은 이유로 재심리를 명하였다. Tyson의 경우와는 달리 그는 가석방위원회에서 두 차례나 범행을 시인한 바가 있다. 검사는 Duval에 대하여는 공소를 유지하였는데, 새로 열린 재판에서 1999년 4월6일 무죄판결이 선고되었다. 그는 주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으로 100만 불을 청구하였다. 나중에 그는 가석방위원회에서 범행을 시인한 점에 대하여 당시로서는 그렇게 해야 가석방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주된 출처 : Scott Christianson 著 ‘INNOCENT - Inside Wrongful Conviction Ca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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