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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세법동향

[최근 미국세법동향] 새로운 조세분쟁 해결방법으로서의 ADR

Lucy Lee 변호사

매달 한 번씩 ‘Lucy Lee 변호사의 최근 미국세법동향’이 실립니다. Lucy S. Lee 변호사는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조세분야 전문 로펌 Caplin & Drysdale 소속 변호사로, 앞으로 미국 최신 세법의 흐름을 짚어보고 주요 사건들을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미국 국세청(‘IRS’)은 징세 및 세법 집행을 담당하는 미국 정부 기관이다. 여타 정부 기관에 비해 연방 공무원의 3%에 지나지 않는 인원으로 구성된 미국 국세청은 규모 면에서는 작은 기관이다. 하지만 미국 국세청은 정부의 주요 프로그램 실시에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징수하는 엄청난 임무를 맡고 있다. 실제로 미국 국세청은 매년 약 2조 6,000억 달러를 징수하는 임무를 맡고 있어 국세청이 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업적 맥락에서 보자면, 성공적인 사업 조직은 고객들을 만족시킴으로써 이들에게 상당한 가치를 제공하고 그 반대급부로 고객들은 정기적으로 자주 그 회사를 이용하게 된다. ‘만족스러운 납세자’라는 말은 일종의 모순어법이지만 미국 국세청의 성공 여부는 상당부분 납세자가 자발적으로 납세 의무를 준수하느냐, 정기적으로 그리고 자주 세금을 납부하는 만족스러운 ‘고객’이 되느냐에 달려있다. 그렇다면 미국 국세청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미국 국세청은 업무의 ‘질’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다시 말해, 미국 국세청은 납세자들이 자신들의 납세의무를 이해하고 정확하게 자진 신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납세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납세 의무를 준수하도록 장려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극심하게 복잡한 미국 세법은 미국 국세청 입장에서는 엄청난 난제이다. 현재 미국 세법을 포함한 미연방세법(‘세법’)은 무려 4,500 페이지에 달하며 280만 단어가 들어있다. 게다가 미국 세법과 원칙은 미국 국세청과 재무부가 공포한 엄청난 분량의 시행령, 미국 국세청이 공포한 기타 부가적인 공고 및 지침, 그리고 주 및 연방 차원의 광범위한 판례에 모두 영향을 받는다. 아인슈타인마저도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소득세’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부시 행정부는 세법을 간소화 시키겠다는 2005년도의 공약을 실행하지 않았으며, 오바마 행정부도 광범위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으나 세금 간소화가 주된 정책 목표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복잡한 세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그리고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복잡성은 흔히 불확실성, 혼동, 그리고 불만을 낳게 되고,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납세자들에게 세제(稅制)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효과적인 분쟁 해결 절차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임이 분명하다. 즉,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 국세청은 신속하고 협조적인 방식으로 견해차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사실, 현행 미국 세제는 상당한 ‘납세 성실성의 결여(compliance deficit)’를 초래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복잡한 세법뿐만 아니라 거의 아무런 효과가 없는 현행 분쟁 해결 시스템 때문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납세자들의 불만과 저항을 낳게 되었다. 현재 미국 국세청과의 사이에 발생한 분쟁은 복잡한 세법, 미국 국세청의 자원 부족, 그리고 비협조적인 납세자들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장기화되고 있다. 조세분쟁해결 절차 상의 정체는 심각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세입 관점에서 보자면, 미국은 지속적인 예산 적자에 직면하여 2008년에는 적자가 4,380억 달러에 이르렀고 2009년에는 1조 달러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 국세청은 대부분의 세입을 납세신고가 이루어질 때 징수하나, 매년 강제 징수를 통해 500억 달러를 추가로 거둬들인다. 또한 소위 ‘조세 격차(tax gap)’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모두 납세자들이 납부해야 하나 의도적으로 혹은 부주의로 납부하지 않은 세금의 연간 총액을 가리킨다. 미국 국세청은 이 금액이 매년 무려 3,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바로 그것이 문제이다. 정부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미국 국세청의 ‘성공적’인 징세에 의해 유지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특히나 그러하다.

미국에서 분쟁제도의 난맥상을 해결하고 만족스러운 납세자의 납세성실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고려하고 있는 것은 대체적 분쟁해결방법이라고 불리는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이라는 제도이다. ADR은 널리 ‘구속력 없는 조정(non-binding mediation)’ 또는 ‘구속력 있는 중재(binding arbitration)’라는 의미로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광의의 개념은 당사자들이 전반적인 과정과 세부절차를 정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을 허용해 주고 있다. 이는 적용 법령과 절차가 이미 통상 확립되어 있어 탄력성이 거의 없고, 그렇지 않으면 판사가 항상 최종 결정권자가 되는 전통적인 소송과 대비된다.

일반적으로 구속력 없는 조정절차에서는 조정자라고 불리는 중립적인 제3자가 선출되어서 당사자 사이의 화해를 촉진시킨다. 조정자는 양 당사자 사이에서 합의도출에 조력하는 일을 하는데, 당사자들의 합의에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당사자들 사이에서 그 합의안을 강제로 결정할 권한은 없다.

구속력 있는 중재는 중재자로 불리는 중립적인 제3자를 이용하기는 하지만, 위 조정절차와 다르다. 중재자의 역할은 단지 당사자들이 합의에 도달하도록 돕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합의안을 찾는 것이다. 중재자는 판사와 같이 다음과 같은 기능을 담당한다. 중재자는 (a) 증거개시절차(discovery)와 증거상의 다툼을 규율하고 (b) 증인의 증언을 청취하며, (c) 구술변론 및 서면상 주장을 심리할 뿐만 아니라 (d) 구속력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는다. 조세 분쟁에서 중재절차는 흔히 ‘야구 중재(Baseball arbitration)’라고 불리는 것을 포함하여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야구 중재에서 양 당사자는 각각 최종 합의안을 제출하고, 중재자는 당사자가 제출한 합의안에 근거해서만 사건을 결정할 수 있다. 그 중재자의 결정은 모든 당사자를 구속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변형된 형태가 있다. ‘야간 야구경기(Night baseball)’ 중재에서 당사자들은 그들의 입장을 정할 뿐 중재자에게 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중재자는 당사자들의 최종 합의안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결정을 하고, 그러한 중재자의 결정에 가장 근접한 입장이 구속력 있는 중재판정의 내용이 된다. 또 다른 변종은 ‘심야 야구경기(Midnight baseball)’ 중재라고 불리는 절차로서 당사자들은 각각 자신의 최종 합의안을 제출하고, 중재자는 당사자들의 최종 합의안 중 당해 사건의 최초 입장에서 가장 많이 양보한 합의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미국이 체결한 최근의 몇몇 조세조약은 강제 중재라는 개념을 채택하였다. 여기에는 미국이 벨기에, 독일, 캐나다, 프랑스와 체결한 조약들이 포함된다. 이러한 조약이 적용되는 경우, 강제 중재절차는 일반적으로 체약당사국 사이에서 상호합의절차가 2년간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에 개시된다. 일단 절차가 개시되면, 강제 중재 절차는 야구경기 중재의 형식을 취한다. 다시 말해 양 체약국은 소득, 비용 또는 세금을 일정한 금액으로 표시한 과세안을 제출하고, 제3의 중재자 패널이 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중재 패널의 최종 결정은 모든 당사자를 구속한다.

의회도 대체로 ADR의 효율성을 인정하였으며 연방 기관 내에서 ADR을 활용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의회는 1990년 ‘Admini-strative Dispute Resolution Act’ 제정을 시작으로 연방 기관으로 하여금 기관 내 분쟁 해결에 ADR 절차를 활용할 것을 장려하였다. 의회는 6년 후 ‘각 연방 기관은 분쟁 해결 및 사건 관리의 대안적 방안을 활용하는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리면서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였다. 그 후 의회는 미국 국세청에게 중재와 관련한 시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법적 구속력을 갖는 시범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지시하여 1998년에는 ‘IRS Restructuring and Reform Act’이 제정되었다.

의회의 지시에 따르기 위하여 미국 국세청은 분쟁해결에 있어서 ADR을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의회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세청은 ADR을 포괄적으로 수용하고 있지 않았다. 현재 미국 국세청은 여러 해 동안 모든 납세자가 이용할 수 있는 하나의 조정 프로그램, 하나의 중재 프로그램 및 몇몇 전문적이고 제한적인 ADR 프로그램을 운용했다. 미국 국세청이 일반적으로 조세분쟁에서 ADR의 잠재적인 효율성을 인정하지만, 미국 국세청에서 ADR은 현재 아주 작은 숫자의 사건에서 사용되었을 뿐이다. 미국 국세청이 ADR을 빈번하게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 기인한다.

첫째, 현행 ADR 프로그램은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이념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모든 납세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두 개의 주요 중재 및 조정 프로그램은 미국 국세청의 세무조사 및 국세청 내부 심사청구절차(IRS Appeals examination ; 이는 세무조사 이후에 미국 국세청과 납세자 사이에 남아 있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개시된다)가 끝날 때까지 시작되지 않는다. 세무조사와 내부 심사청구절차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납세자들은 신속한 분쟁해결을 도모할 수 없었다.

둘째, 미국 국세청의 조정 프로그램은 분쟁해결에 있어서 완전히 중립적인 제3자가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국세청 내부 심사청구절차를 담당하는 직원을 조정자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 국세청에서 조정절차는 강제적인 것이 아니다. 이는 대부분의 연방 지방법원에서 강제조정절차가 매우 성공적이었고, 미국이 최근에 체결한 조세조약에서 강제 중재절차를 채택하고 있는 사실과 확연히 다른 점이다.

미국 국세청에서 ADR은 계속 변화할 것이다. 미국 국세청은 ADR제도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ADR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면서 그 빈도수를 높이는 데 개방적인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는 ADR이 잠재적으로 자원활용을 극대화시키고 비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점 및 분쟁 당사자들에게 다른 절차를 통해서는 얻을 수 없는 방식으로 당사자들의 요구와 이해를 반영하는 해결책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하는 점 등에 비추어 조세분쟁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믿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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