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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易地思之」를 붙여놓자

김병태 (법무사, 前서울지방법무사회장)

작금의 국회의사당내의 작태를 보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가관이다. 국회의원을 두고 선량이라는 표현을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었다. 선량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착하고 어진 사람이라는 말이다. 이 좋은 말이 근년에 와서는 쓰는 사람이 없는 것같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국회의원이라는 신분과 직책은 장관급의 특별예우를 하고 있으며 입법기관이라는 중차대한 책임과 여러 가지 특권을 갖고 있다. 아무리 특권층이라 해도 폭력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폭력도 정도문제다. 심지어 큰 망치와 도끼 같은 것을 반입하여 의사당건물을 파괴하고 명패, 곤봉 같은 것으로 사람을 치고 하는 행동은 깡패들의 싸움판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 어떻게 신성한 의사당내에서 그것도 중대한 국사를 논의하고 입법을 하려는 국회의원 고유의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자기의 의사와 자기당의 의사라 할지라도 토론과 합의를 이룩하고 표결에 의하여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다. 다수결에 승복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도 필요없고 국회자체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더 나아가 오늘날 민주국가의 대다수가 정당정치를 하고 있고 또한 선진국은 거의가 양당제도이다.
우리나라처럼 국회의원 몇 사람이 모여서 정당을 만들어 국회의원 100명이 넘는 정당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다수결로 결정한 의사를 무시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제도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우리나라도 하루속히 양당제도를 채택하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지금 대다수의 국민들은 국회의 난동사태를 보면서 이제 정말 보기 싫고 실망해서 국회의원들을 갈아 치웠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필자가 모두에 역지사지라는 말을 썼다. 이 뜻은 처지를 바꾸어 놓고 생각하라는 말이다. 지금 국회는 한나라당이 절대다수당이며 여당이고 민주당은 야당이 되었다. 재작년만 해도 민주당이 여당이고 한나라당이 야당이었다. 서로의 입장과 위치가 바뀌어졌다. 민주당이 여당시절 의사진행을 어떻게 하였으며 또 한나라당은 어떻게 하였는가. 지금하고 있는 행동과 마음가짐을 작년의 했던 일과 처지를 바꾸어 놓고 생각해보라는 뜻이다. 자기가 여당일 때 하는 행동은 무엇이든 관계없고, 야당의 주장을 무시하던 것을 지금 여야가 바뀌었고 처지가 바뀌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해서 처신하라는 뜻이다. 또 현재의 국회의원들에게 애국자가 되라고 권하는 바이다.

국회의원은 수십만 명의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고 또한 그 유권자가 뒤에서 일거수일동작을 눈여겨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법안 하나하나를 통과시킬 때는 그 법안이 국가와 국민에게 유리한 내용인지, 불리한 것인지를 잘 판단해서 유리하고 필요한 것이면 서슴없이 찬성하여 입법하는 것이 애국자인 것이다.

끝으로 바라는 것은 국회의사당은 신성한 장소라는 것을 잊지 말고 폭력이 없는 선량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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