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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교실

투자 마인드의 재정립

임지영 JPB(신한은행 PB서초센터)

정말 힘들었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작년 하반기 핑크빛으로만 보였던 시장상황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시발로 끝도 없이 하락해 왔다. 파도가 넘실거리듯 급변했던 시장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좀처럼 환매의 기회를 주지 않았고, 대부분의 유동 자산을 과감히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반 토막 난 펀드 수익률 앞에서 망연자실한 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물론 무너져 가는 시장 앞에서 각 국의 금융당국 또한 속수무책으로 있지만은 않았다. 거침없는 주가 하락만큼이나 주식 시장을 살리기 위한 글로벌 공조 또한 공격적으로 이루어졌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시장반응은 여전히 냉랭하지만 연말 유동성 랠리로 장세는 반짝 상승할 가능성이 커 보이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 시기에 부분환매를 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라 볼 수 있다.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세계적 금융위기 앞에서 우리 투자자들은 실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셈이다.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만큼 이와 같은 위기를 통해 다시 한번 각자 투자 마인드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겠다.

첫째, 포트폴리오 구성의 대전제인 분산투자를 간과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5% 정도의 정기예금 및 적립예금 등 확정금리에 가입했던 기존의 투자자들은 몇 배의 수익률, 심지어 원금의 두 배 가까이 나오는 몇몇 펀드의 수익률을 보면서 금융자산의 거의 전부를 펀드에 투자하는 우를 범한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 금융 위기를 계기로 자신의 투자 성향을 스스로 점검하고, 금융 자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확정금리 상품과 투자상품으로 나누어 분산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바람직한 투자 방법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 상품의 분산투자와 함께 투자기간의 분산투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본인의 자금계획과 현금흐름을 잘 생각하여 장기 상품과 단기 상품에 적절히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둘째, 자신의 재무 계획과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 많은 펀드 가입자들이 미래 자신의 재무 계획이나 목표 설정없이 무작정 남들이 가입한 상품에 따라 가입한 경우가 많았다. 원금 손실이 크게 발생한 이 시점에 정작 돈이 필요해도 환매하지 못하거나 눈물을 머금고 손절매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심심치않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전세를 옮기지 못하는가 하면 결혼시기를 늦추어야만 하는 딱한 경우들도 더러 들리곤 한다. 수익률 몇%를 추가로 얻는 것보다도 미래 자신의 재무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게 알맞은 상품을 선택하되 현재와 미래의 현금 흐름에 무리가 없게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셋째, 거치식 펀드와 적립식 펀드를 혼동하지 말아야 하겠다. 적립식 펀드는 거치식과는 달리 타이밍이 중요한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장기간에 걸친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시장 상황 속에서 많은 투자자들은 매달 일정금액 불입해 오던 적립식 펀드의 자동이체를 해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를 하기도 한다.

필자는 장기적으로 볼 때 현재의 주가지수는 분명 매력적인 수준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부터 잘못된 선택, 예를 들어 가입 후 한번도 플러스 수익을 기록하지 못했다거나 이미 트랜드가 변하여 세간의 시선으로부터 멀어진 섹터 펀드들에 대해서는 손절매나 추가 납입 중단 등의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다. 그런 경우가 아니고서야 적립식 펀드를 장기간 가지고 갈 수만 있다면 현재의 매력적인 주가 수준이나 적립식 펀드에 대한 세제 지원 방안 등을 살펴 볼 때 적립식 펀드의 매력은 충분히 건재하다고 여겨진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공황의 위기 의식이 팽배하다.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는 분명 아닌 듯 싶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기회의 신호가 희미하게 감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 등 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분위기다. 장기적인 상승세 속에서 대내외적인 악재를 어떻게 견딜 것인가가 관건이다. 순항이 약속된 미래가 아닐지라도 항해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