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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 박사의 비만클리닉

[박용우 박사의 비만클리닉] 불황일수록 뱃살에 신경써야

박용우 리셋클리닉 원장(성균관의대 외래교수)

경제 흐름이 심상치 않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재정압박이 심해질수록 체중과 허리둘레는 증가한다. 최근 미국 미네소타 대학 연구진들이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빚과 건강지표들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빚이 많은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더 비만했고 허리 사이즈가 더 컸다. 재정압박을 받으면 왜 뱃살이 더 붙을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니 헬스클럽을 다니면서 정기적으로 운동을 한다든가 값비싼 유기농 식품을 찾는다든가 하는 웰빙 생활환경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정압박에 의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요인이 된다.

스트레스와 뱃살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는 본능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티졸이 분비되어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난다.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사냥을 하면서 먹을 것을 얻었다. 사냥을 나갔다가 큰 동물과 맞닥뜨리는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던지 죽기살기로 그 동물과 싸워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팔다리 근육이 최대한의 힘을 발휘해야 하므로 심장은 빠른 속도로 펌프질을 해대면서 팔다리 근육에 혈류량을 늘려줘야 한다. 혈액 내에는 포도당(혈당)과 지방산 수치가 올라간다. 사나운 동물로부터 몸을 피했거나 그 동물을 때려잡았다면 스트레스 반응은 종료된다. 아드레날린 분비가 감소하면서 맥박과 호흡이 다시 느려지고 혈압이 정상수준을 회복한다. 한편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은 위기 상황에서 연료로 사용했던 당질과 지방산을 재충전하기 위해 식욕을 자극한다. 탄수화물과 지방이 몸 속으로 들어오면 비로소 분비가 줄어들면서 스트레스 이전상태로 돌아간다.

이러한 본능적인 스트레스 반응이 현대인들에게는 어떻게 일어날까?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빚을 얻어 산 집값이 폭락할 조짐을 보이면서 스트레스 상황이라고 인식한 순간 내 몸은 자동적으로 본능적인 스트레스 반응으로 이어진다. 아드레날린과 코티졸은 혈당과 지방산 수치를 높이고 근육에 혈액을 몰리게 한다.

아드레날린은 계속 혈압을 높이고 근육을 긴장시켜 목뒤가 뻐근해지고 허리가 뻣뻣해진다. 코티졸은 본능적으로 식욕을 자극하게 하여 에너지가 추가로 필요하지 않은 데에도 설탕이 듬뿍 들어간 커피나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과자를 더 먹게 만든다. 떡볶이나 면 같은 정제 탄수화물을 찾는 것도 같은 이치다. 더욱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은 설탕이나 정제탄수화물 같은 음식이 인슐린 분비를 급격히 자극하게 되고 인슐린과 코티졸의 만남은 잉여 에너지를 복부에 내장지방의 형태로 비축시킨다는 점이다.

만성 스트레스는 더욱 위험하다

뱃살과 체중이 늘어나는 것 그 자체도 스트레스다. 결국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키면서 스트레스가 만성이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항상 정상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하는 단계가 된다. 이 경우 우울감이나 기억력 장애가 잘 나타나고 골다공증, 심장병, 암 같은 질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테스토스테론과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려 복부비만을 더 악화시킨다. 결국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결하지 못해 만성으로 가게되면 복부에 내장지방이 쌓이면서 당뇨병과 심장병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스트레스와 뱃살, 어떻게 잡아야 하나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인식의 전환, 긍정적인 사고방식, 취미생활을 갖는 것 등등 다양한 해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말이 쉽지 실천하기가 녹녹치 않은 방법들이다. 당장에 시작해볼 수 있는 해법 첫 번째는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평소보다 1시간 앞당겨 일정하게 유지시켜 보자. 방은 소음이 없고 어두워야 하며 실내 기온도 적당해야 한다. 숙면을 충분히 취하게 되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져 작은 스트레스는 스스로 극복이 가능해진다. 두 번째는 사우나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사우나나 반신욕으로 땀을 빼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명상에 잠겨보는 것이다. 바쁜 시간 중에 잠시나마 정신적인 휴식을 취하면서 몸 속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영양제를 섭취하는 방법이다. 만성 스트레스가 있는 사람들은 오메가-3 지방산, 식이섬유, 항산화 영양소와 비타민 B군이 강화된 종합 비타민제, 칼슘과 마그네슘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하루 세끼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먹고 헬스클럽에 가기 어렵다면 집근처 공원에 가서라도 많이 걷는 등 신체활동량을 늘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 스트레스 없는 세상을 기다리기보단 내 몸의 스트레스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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