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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헌법판례열람

[미국헌법판례열람] 상업적 표현 규제조치의 합헌성

임지봉 교수(서강대 법대)

1980년대에 접어들어서도 상업적 표현을 보호하려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들이 이어진다. 그 중에서 특히 1980년대의 벽두인 1980년에 연방대법원에 의해 내려진 Central Hudson Gas & Electric Corp. v. Public Service Commission(447 US 557) 판결이 유명하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뉴욕주 내의 공공사업위원회(Public Service Commission)는 ‘Central Hudson가스 및 전기회사’(Central Hudson Gas & Electric Corporation)에 에너지 보존의 국가시책에 따라 전기 사용을 촉진할 수 있는 모든 광고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전기와 다른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던 이 회사는 광고행위를 할 수 없게 되었다. 광고에 대한 완전 금지가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는 데 필요하다거나 감소시킬 것 같다는 데 대한 입증은 없었다. 그러자 ‘Central Hudson가스 및 전기회사’는 표현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공공사업위원회의 명령을 피해나가고자 했다. 결국은 공공사업위원회 명령의 위헌성을 둘러싼 공공사업위원회와 Central Hudson가스 및 전기회사간의 다툼이 미국 연방대법원에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Powell 대법관에 의해 집필된 다수의견은, 광고금지명령이 실질적 정부이익에 합리적으로 기여하지 않을 때 적법한 행위에 대한 ‘오도성이 없는’(non-misleading) 상업적 표현을 금하는 명령은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다음은 그 추론의 요지이다. 상업적 표현이 몇몇 다툼있는 방법으로 제한될 때 그 제한의 합헌성은 그 표현이 적법한 행위에 관한 것인지, 그 표현물을 본 사람들을 오도하는 오도성이 있는지, 그 상업적 표현 제한이 실질적 정부이익에 기여하는지, 그 상업적 표현 제한이 정부이익을 합리적으로 촉진시키는지의 4단계 심사기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적법한 행위에 대해 오도성이 없는 상업적 표현을 금하는 광고금지명령은 그것이 실질적 정부이익에 합리적으로 기여하지 않는다면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본 사건에서 에너지 소비 감소의 이익은 문제된 에너지 사용 촉진 광고 금지명령에 의해 달성되지 않는다. 이 보다 덜 광범위한 규정으로도 의도한 목적을 얼마든지 더 잘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인 Central Hudson가스 및 전기회사의 광고에 대한 완전 금지는 부적절하다.

Blackmun 대법관과 Stevens 대법관은 합헌의 결론에 있어서는 Powell 대법관이 집필한 다수의견과 같지만 그 결론에 이르는 추론과정이 다른 동조의견을 발표했다. 우선, Blackmun 대법관은 광고금지명령이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조항과 수정헌법 제14조의 적법절차조항에 위배된다고 보았다. 하지만, 다수의견의 심사기준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적법하게 제공된 생산품의 이용방법과 가격에 대한 정보 제공을 억제하는 것이 주정부가 그 생산품의 수요를 위축시키는 허용가능한 방법이냐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그 제한보다 더 제한적인 규제가 소비자에게 효과적인 억제책이 될 수 없다면 연방대법원은 그 제한을 허용해야 한다고 보았다. Stevens 대법관은 상업적 표현이 표현자와 청중의 경제적 이익에만 관련된 것이므로 다수의견이 상업적 표현을 너무 넓게 정의하고 있다고 보았다. 심지어 그는 Shakespeare라도 금전적 보상 전망에 의해 이 사건에서 Central Hudson가스 및 전기회사가 행한 정도의 상업적 표현은 할 수 있었으리라고 추정하면서, 다수의견에 의해 사용된 상업적 표현에 대한 다른 정의는 “상업적 거래행위를 제안하는 표현”이며 이러한 정의는 “촉진적 광고”내에 포함된 모든 의사소통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져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당시 연방대법원 판결들은 상업적 표현이 수정헌법 제1조상의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는다는 개념을 채택하지는 않았다. 정확히 무엇이 상업적 표현인가는 명확하지 않았으며, 약간의 비상업적 메시지는 모든 광고에 포함되고 약간의 경제적 동기가 어떤 표현에라도 존재할 수 있다고 본 것이 이 판결이 가지는 의미이다. 이 판결이 가지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상업적 표현을 제한하는 법률에 대해서는 합리성 심사라는 가장 완화된 심사기준이 아닌 중간수준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상업적 표현 제한의 합헌성 판단에 있어 다음과 같은 4단계 심사기준을 탄생시킨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즉, 상업적 표현의 제한에 대해서는 첫째, 그것이 소비자를 현혹하여 오도하거나 불법행위와 관련되었는지, 둘째, 정부가 문제된 상업적 표현의 규제를 통해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이 실질적인 것인지, 셋째, 문제가 된 상업적 표현에 대한 규제가 이러한 실질적인 공익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지, 넷째, 만약 그러한 기여를 한다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를 따져가며 위헌여부를 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업적 표현은 표현의 자유에 의해 ‘온전하게’ 보호받는 표현이라기보다 ‘제한적인’ 보호를 받는 표현이라 할 것이다. 이 Central Hudson Gas판결은 상업적 표현의 규제는 실질적 정부 이익을 촉진하는 직접적이고 덜 제한적인 방식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상업적 표현 규제의 합헌적 요건을 제시했다. 이 요건 자체가 상업적 표현은 정치적 표현과 같은 수정헌법 제1조의 핵심적 가치들에 더 가까운 표현보다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덜 받는 표현이라는 점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순수하게 정치적인 표현을 내용에 근거해 억압하는 것은 그 억압이 단지 중간수준심사를 충족한다고 해서 합헌이 되지는 않는다. 정부가 비상업적 표현보다 더 광범위하게 상업적 표현들을 규제할 수 있는 많은 다른 관점들도 존재한다. 다음의 경우들이 그 예이다.

첫째, ‘과도한 광범성의 원칙’(overbreadth doctrine)은 상업적 표현에 관한 사건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일전에 살펴본 Bates판결에서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의 발생을 막아보자는 ‘과도한 광범성의 원칙’의 논리는 상업적 표현에는 보통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사업은 상업 생존을 위해 광고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업적 표현은 광범위한 규제들에 의해 위축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둘째, 시간, 장소, 방식 등 비내용적 규제들과 관련해서도, 주정부는 상업적 표현의 시간, 장소, 방식을 규제함에 있어 다른 표현을 규제할 때보다 더 자유롭다. 특히 어떤 표현이 오도성이 있을 때 이를 합리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다면 주정부는 규제를 가할 넓은 자유를 누린다.

셋째, 부정확한 표현에 대한 불관용원칙과 관련해, 상업적 표현이 보통 정치적 표현보다 객관적 증명이 더 용이한 편이다. 더욱이 어떤 표현이 정확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사실들이 보통 광고주의 통제하에 있다. 따라서 정부는 비상업적 문맥에서 그래야 하는 것과 똑같은 정도까지 부정확한 표현에 관용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없다.

넷째, 사전억제금지원칙과 관련해, 사전억제에 대한 강한 위헌성의 추정은 상업적 표현에 관한 사건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주정부는 어떤 유형의 광고들이 유포되기 전에 사전심사를 위해 그 광고들을 제출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본 Central Hudson Gas판결에서도 그러한 사전심사제도가 합헌판결을 받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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