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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헌법판례열람

[미국헌법판례열람] 변호사 광고와 Ambulance Chaser

임지봉 교수(서강대 법대)

변호사 광고도 표현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따라서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는 Bates v. State Bar of Arizona 판결이 1977년에 연방대법원에서 나온 이후 미국에서 변호사 광고에 대한 여러 판결들이 그 뒤를 이었다. 그 중 변호사가 직접 고객을 유인하는 행위가 가능한지 여부를 다룬 사건으로 연방대법원의 1978년 Ohralik v. Ohio State Bar Association(436 US 447)판결이 유명하다. 이 사건이 연방대법원에 오기 전까지의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Ohio주 변호사인 Ohralik은 교통사고를 당한 18세 소녀 Mc-Clintock을 직접 병실로 찾아가서 소송대리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리고는 손해배상액의 3분의 1을 변호사보수로 약정한 수임계약을 병석의 McClintock와 체결했다. 또한 McClintock와 같이 사고를 당한 동승자 Holbert도 찾아갔다. Holbert는 이미 병원에서 퇴원한 후 그의 집에서 요양 중이었다. 변호사 Ohralik은 이런 Holbert에게도 접근해서 보험증권의 약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12,500의 손해배상금 중 3분의 1을 수임료로 받는다는 사건 수임계약을 체결하였다. 그후 Mc-Clintock과 Holbert는 변호사 Ohralik을 해임했고 이에 Ohralik은 McClintock을 계약위반으로 제소했다. McClintock은 결국 소송상 화해로 3분의 1의 배상금을 지급했다.

McClintock과 Holbert는 지방 변호사협회의 불만처리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불만처리위원회는 공청회를 연 후, 변호사 Ohralik이 전문직 종사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음으로써 Ohio주 변호사 윤리강령 1-103(A)와 2-104(A)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그의 변호사 업무를 무제한 정지시켰다. 그후 Ohio주 주대법원도 이러한 변호사회의 결정을 승인했다. 윤리강령은 개업변호사가 변호사 고용과 관련한 자문을 구하지 않은 의뢰인에게 자신, 동료변호사, 같은 로펌 소속 변호사의 고용을 추천해서는 안 되고, 의뢰인에게 법률상담을 해준 변호사는 그 사건을 수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즉 변호사가 ‘직접 고객을 유인하는 행위’(in-person solicitation)를 금하고 있었던 것이다. Ohralik은 장래의 의뢰인과 만나 그들의 법적 권리에 대해 알려주는 것은 표현의 자유로 허용되어야 하는 것이며 그것이 정부가 갖는 필수적 이익에 현실적으로 특수한 해를 가했다는 입증이 없으면 그러한 표현의 자유는 침해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연방대법원에 상고하였다.

Powell대법관에 의해 집필된 다수의견은, 상업적 표현이 당시 서서히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범위내로 들어오고 있음은 인정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상업적 표현행위의 과정을 불법화하는 것이 반드시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다. 즉 Ohralik의 주장을 배척하고 변호사 업무를 무제한 정지시킨 Ohio주 주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인 것이다. 다음은 그 추론의 요지이다.

순수하게 상업적인 거래에 관한 표현의 자유는 최근에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범위 안에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주정부는 주정부가 자격증을 부여한 전문직 종사자들의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규제할 수 있는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주정부는 주로부터 자격증을 부여받은 변호사에 의해 사전 동의없이 접근당해 피해를 입는 잠재적 의뢰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변호사 징계규율을 채택하고 이를 강화할 권한을 가진다. 변호사 Ohralik의 행동에서 의도적으로 접근한 고객들에 대한 피해를 예견할 수 있다.

어려움에 처한 개인들은 변호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기 쉽고 변호사의 자질이나 법률대리의 실제 필요성에 관계없이 설득에 현혹되어 변호사를 선임하기 쉽다. 따라서 이런 어려운 상황하에서 변호사의 의뢰인 접촉은 잠재적 의뢰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주제넘는 간섭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 주정부가 변호사의 잠재적 의뢰인에 대한 의도적 접근을 막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Ohralik은 두 피해자들이 그들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고 평가할 수 없으며 다양한 정보도 확보하지 못한 시점에 이들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McClintock에게 접근했을 때 Mc-Clintock은 교통사고로 병상에 누워있는 상태였고, McClintock의 가족으로부터 얻은 정보로 Hol-bert에게도 접근하여 McClintock이 이미 자신과 계약했다고 말하면서 계약에 동의하도록 유도하였다. Ohralik은 승소시에만 수임료를 받는 것처럼 말해 의뢰인들이 소송비용이 안드는 것처럼 생각하게 함으로써 그의 사건수임 제안을 거절하기 힘든 제안으로 만들었다. 또한 Holbert가 계약 해지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회사에 계속 자신을 Holbert의 변호사인 것처럼 알렸다. 변호사의 이런 행동들은 징계법에 의해 금지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 주정부는 구체적 피해사례나 증거가 없어도 변호사의 의도적인 접촉행위를 막음으로써 유인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의 Ohio주 변호사 윤리강령의 적용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이 Ohralik사건 판결은 한마디로 상업적 표현의 자유로 변호사 광고가 허용되기는 하지만 변호사가 직접 고객을 유인하는 행위는 이러한 상업적 표현의 자유의 보호범위를 벗어난다고 판시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그 판결사적 의의를 가진다. 상업적 표현이 당시 서서히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한 보호를 받기 시작했음은 인정했지만 상업적 표현행위의 과정을 불법화하는 것이 반드시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면서, 변호사 광고에 대한 법리를 Bates판결 이후 더욱 더 정교히 다듬어 간 판결인 것이다.

미국에는 지금도 소위 ‘Ambu-lance Chaser’(병원구급차 추적자)가 적지않게 존재한다. 이 ‘Ambulance Chaser’들은 다름 아닌 변호사들이다. 변호사가 변호사 사무실이 아니라 병원 앞에 차를 대고 거의 상주하다시피 한다. 그러다가 교통사고 발생지역으로 급파되는 병원구급차가 있으면 그 뒤를 쫓아가 사건 현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변호사 Ohralik이 McClintock에게 했듯이, 사고 직후 사고의 충격으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놓여있는 피해자들에게 접근하여 감언이설로 수임계약을 체결할 것을 유혹한다. 심지어 사고 직후 병실까지 방문하여 선임료 없이 무료로 소송대리에 착수하고 승소시 성공보수만 받겠다고 제안하면서 사고 피해자들로 하여금 황급히 변호사 수임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상해사건의 경우 배상액의 액수가 큰 경우도 많아 성공보수만 하더라도 고가를 호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변호사 자격을 가진 ‘Ambulance Chaser’들이 미국의 여러 거리들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의 Ohio주 변호사 윤리강령에서 처럼 미국의 많은 주들에서 변호사가 직접 고객을 유인하는 행위를 막아 변호사의 ‘병원구급차 추적’(Ambulance Chasing)을 금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손쉽게 사건을 수임하려는 비양심적인 변호사들에 의해 이러한 ‘변호사 호객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래저래 ‘편한 직업’이란 없는 세상이 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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