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박용우 박사의 비만클리닉

[박용우 박사의 비만클리닉] 체중을 어디까지 감량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박용우 리셋클리닉 원장(성균관의대 외래교수)

체중을 어디까지 감량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살을 빼고 싶은 사람의 입장에선 늘씬한 모델들 수준으로 쑥 내려갔으면 하는 바람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하나 소개해 보자. 비만 여성을 대상으로 체중 조절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목표 체중을 이상 체중(Dream weight), 만족스런 체중(Happy weight), 적정 체중(Acceptable weight)으로 나누어 적도록 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이상 체중에 도달한 성공률은 얼마였을까? 정답은 0%. 만족스런 체중에 이른 사람도 전체의 9%에 불과했다. 자신이 원하는 체중과 전문가가 제시하는 목표 체중은 차이가 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적정 체중은 사람마다 다르다. 골격이 크고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과 근육량이 적고 물렁살이 많은 사람이 똑같은 목표 체중을 가질 수는 없다.

건강체중 구하는 법

그렇다면 최고의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나의 ‘건강체중’은 몇 kg일까? 건강체중은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서 일률적으로 계산해내는 ‘이상 체중’이 아니라 내 몸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체중이다. 어려서부터 뚱뚱한 편이었다면 성인이 되어 비만해진 사람보다 지방세포의 숫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늘씬한 체형을 다시 만들기가 쉽지 않다. 55kg이 건강체중인 사람이 48kg를 만들겠다고 다이어트를 하면 건강에서 멀어질 뿐 아니라 오히려 건강을 크게 해칠 수도 있다.

물론 건강체중을 산출하는 공식도 있다.
쪾남성은 키(m)의 제곱×21(골격이 작은 경우)~23(골격이 큰 경우)
쪾여성은 키(m)의 제곱×20(골격이 작은 경우)~22(골격이 큰 경우)

예를 들어 키가 170cm인 남성이라면,
(1.7)2×21(골격이 작은 경우) = 61, (1.7)2×23(골격이 큰 경우) = 66, 따라서 61~66kg이 건강체중 범위가 된다. 이 방법은 키를 기준으로 산출한 값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타고난 체질겷션?나이 등이 고려되어 있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위 계산식으로 구한 값은 자신의 건강체중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한 참고치일 뿐 자신의 ‘건강체중’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다. 만 18~20세 때 체중을 기준으로 5kg을 더한 체중 이내, 즉 20세 때 내 체중이 60kg이었다면, 건강 체중 범위를 60~65kg으로 하는 기준을 필자는 더 선호한다.

체중의 의미는?

체중계의 눈금이 가리키는 것은 내 몸의 수분, 근육, 지방, 뼈 및 각종 장기를 합친 총 무게이다. 운동 선수들은 근육량이 많으므로 체중이 많이 나간다. 간경화, 갑상선기능저하증, 심부전, 신부전 환자들은 질병으로 인해 몸이 잘 붓기 때문에 체중이 증가한다. 반대로 운동량이 전혀 없는 사람들은 근육량이 감소하여 실제 지방량이 많아도 체중은 정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키와 체중만으로 건강체중을 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일단 건강체중 범위를 벗어나면 건강에 이상이 왔다고 생각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허리둘레, 왜 중요한가?

비만이 학자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생명보험회사 자료를 통해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일찍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부터다. 그런데 진단기술이 발달하면서 단순히 몸에 지방이 많이 쌓여있는 것보다는 지방이 복부, 그것도 내장 사이사이에 낀 지방이 질병의 원인임을 알게 되었다. 비만과 관련이 높은 당뇨병, 동맥경화, 심장병은 허벅지에 지방이 많은 사람에겐 생기지 않는다.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아도 지방이 복부에 몰려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병이 잘 생긴다. 전문가들은 허리둘레를 측정해서 복부비만을 판정한다. 남자 90cm(약 36인치) 이상, 여자 80cm(약 32인치) 이상이 복부비만의 판정기준이다. 몸무게만 잴 것이 아니라 줄자로 허리둘레까지 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혹시 건강검진에서 체중은 정상범위에 있는데 지방간에 중성지방 수치와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범위를 벗어나 있다면 최근 허리둘레가 갑자기 늘어나지 않았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 허리둘레 역시 체격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위 기준과 관계없이, 1) 최근 들어 3~6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허리둘레가 3인치 이상 늘었거나 2) 운동 부족, 과다한 음주, 흡연, 당뇨병이나 심장병 가족력 등 위험 요인이 있거나 3) 무리한 체중 감량을 자주 시도한 적이 있거나 4) 폐경기가 지난 여성이라면 복부 내장지방 비만에 대한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웰빙시대에 접어들면서 비만은 ‘공공의 적’이 되었다. 불룩 나온 뱃살은 성인병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대한 관리소홀로 비쳐져 대인관계에도 부정적 이미지를 주게 된다. 하지만 ‘몸짱’이 되겠다고 무리하게 체중감량을 시도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몸짱보다는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건강체중을 유지하는 ‘건짱’이 훨씬 바람직하지 않을까.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