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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박사의 관절건강

[정재훈 박사의 관절건강] 임신이 관절염을 치료한다?

우리들병원 관절클리닉 정재훈 원장 (www.wooridul.co.kr)

무릎 통증에 주로 사용되는 파스 광고를 보면 40~50대 여성 연예인을 모델로 쓰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제품의 주 사용층에 대한 광고회사측의 면밀한 분석 결과로 보이는데, 진료실에서 관절 질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매우 적절한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무릎 관절염의 경우 남성보다는 여성이, 여성 중에서도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여성이 더 많이 걸리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임산부의 관절에 이상을 가져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체중 증가이며 또 하나는 호르몬 분비로 인함이다.

체중 증가는 비단 임산부가 아니라도 관절에 나쁜 영향을 주는 원인이다. 무릎이나 발목 등의 관절은 체중에 의한 하중을 받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체중이 증가하면 그만큼 관절이 받아내야 하는 하중도 늘기 때문이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체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관절도 힘들어지고 통증과 이상으로 이어지곤 한다. 체중 증가와 함께 걸음걸이도 평소와 달라짐으로 인해 관절이 비정상적인 압박을 받아 통증이 심해진다. 평소 관절염이 있던 사람이라면 그 증세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임신 후반기에 인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릴렉신(relaxin)도 관절의 이상을 초래하곤 한다. 이 호르몬은 자연 분만을 돕고자 골반을 이완시키기 위해 분비된다. 하지만 골반 외의 다른 관절 즉 무릎, 발목, 손가락 등에까지 영향을 끼쳐 각 관절의 인대와 연결을 느슨하게 함으로써 불안정성을 높이고 쉽게 삐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임산부의 관절은 두 가지 원인에 의해 위험에 노출돼있으므로 적절한 조치와 예방이 필요하다. 물론 임신 중 생긴 관절 통증은 출산 후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자칫 관리를 잘못할 경우 훗날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체중 증가에 따른 관절염은 병원의 안내에 의한 운동과 마사지로 예방할 수 있다. 릴렉신으로 인한 관절 이완은 무릎이나 어깨 등의 근육강화 운동을 통해서 이완된 관절을 튼튼히 하고, 특정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자세를 조절함으로써 대처한다. 특히 이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 경우 자연분만을 해야 이완된 관절과 근육, 인대의 수축력도 빨리 회복된다. 이런 활동을 포함해 균형 잡힌 영양 섭취, 바른 자세 유지, 적절한 운동, 충분한 휴식은 출산 전후 관절을 보호하기 위한 네 가지 방법으로 권장된다.

임신 중 관절 건강을 위해 권장하는 운동으로는 걷기와 관절 돌리기가 있다. 걷기와 함께 수영이나 가벼운 에어로빅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되 한번에 1시간을 넘지 않는 것이 좋겠다. 평소 산책 삼아 동네를 규칙적으로 돈다거나 집안에서 소파에 앉아 발목, 무릎 등을 가볍게 돌려주고 마사지해주면 관절을 유연하게 하고 강화할 수 있다. 또 관절에 가벼운 통증이 느껴질 경우에는 마른 수건을 이용한 건포마찰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임산부의 규칙적인 운동은 본인의 관절 보호 이외에도 태아에 원활한 혈류 및 산소 공급으로 인해 뇌 발육을 돕는 기능도 있다. 또한 소화 기능을 활성화시켜 변비를 감소시키고 우울증을 예방해주기도 한다.

주의할 것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임신 4개월 경 호전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등 여러 가지 호르몬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점이다. 이 때 좋아진 류마티스 관절염은 통증이 잠시 완화된 것일 뿐 출산 후 한두 달 정도가 경과하면 다시 예전 상태로 돌아가는 게 일반적이므로 임신이 관절염을 치료한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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