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정재훈 박사의 관절건강

[정재훈 박사의 관절건강] 관절을 굽게 하는 하이힐

정재훈 박사 (우리들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독일의 유명한 풍속사 연구가인 에두아르트 푹스(Eduard Fuchs)는 자신의 대표작인 「풍속의 역사」(1909)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갈수록 구두 굽은 높아지며, 하이힐은 남성으로부터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하이힐. 그러나 그 이면에는 말 못할 고통과 인내가 숨어있다는 웃지 못할 속사정을 남성들은 알고나 있을까.

나이가 20~30대임에도 불구하고 무릎관절 통증으로 내원하는 젊은 여성을 보면, 이중 많은 사람이 하이힐을 즐겨 신고 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무릎에는 체중의 2배에 달하는 부담이 생긴다. 하이힐을 자주 신을 경우, 뾰족한 굽으로 인해 체중이 발 앞쪽으로 쏠린 상태에서 몸을 지탱해야 하므로 발목과 무릎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지고, 특히 2번째 발가락에 더 체중이 가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한 연골의 손상은 뼈와 뼈가 맞닿아 통증이 발생하는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보통 연골의 두께는 4mm 정도인데 한번 닳은 연골은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하이힐로 인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의 발을 살펴보면 무지외반증이 흔하게 발견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 발가락이 새끼 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관절이 튀어나오는 증상으로, 튀어나온 부위가 신발에 눌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 이를 무심히 방치할 경우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거나, 신경이 눌려 염증 또는 찌릿한 느낌이 나는 신경종 등 여러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발 기형은 정상적인 걸음걸이를 할 수 없게 만들어 2차적으로 무릎 및 엉덩이 관절, 허리 등에 통증을 유발하고 전체적인 체형을 변형시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여성은 하이힐을 신으면 종아리가 좀더 날씬하게 보일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하이힐을 신고 장시간 서있게 되면 종아리의 혈액순환 능력이 저하돼 부종과 피로감이 생길수 있다.

따라서 올바른 신발 착용과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신발을 고를 때는 디자인보다는 편안함을 우선시해야 한다. 구두 굽은 2cm 정도가 적당하며 구매하기 전에 충분히 걸어보아 발이 불편하지 않는지,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는지 등을 살피도록 한다. 꼭 하이힐을 신어야 된다면, 일주일에 2~3회 이상을 넘기지 않되 편안한 신발과 번갈아 신도록 하며, 직장이나 실내에서는 편안하고 굽이 낮은 신발로 갈아 신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도 관절 통증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가볍게 발과 발목 스트레칭을 하며, 온찜질로 발목과 무릎의 피로를 풀어주도록 한다. 누웠을 경우 발은 베개 등을 이용해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있을 때 부기가 빠지고 혈액순환이 촉진된다.

또한 관절 부담은 적으면서 관절 조직을 강화할 수 있는 걷기, 자전거타기, 수중운동 등 유산소 운동을 통증을 느끼지 않는 범위에서 1주일에 3회, 20~3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연골 조직 생성에 좋은 비타민C, 즉 신선한 과일과 채소, 콩 바나나, 등푸른 생선 등도 골고루 섭취토록 한다. 비만은 관절에 주는 부담을 증가시켜 통증을 악화시킨다. 몸무게가 1kg 늘수록 관절이 받는 부담은 5배나 늘어나기 때문에 식생활 조절 또한 매우 중요하다.

신발은 패션이기에 앞서 우리 몸의 중요한 기관인 ‘제2의 심장’, 발을 감싸고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나아가 발목, 무릎, 허리, 목 등 전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착용에 보다 신중을 기해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