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미국헌법판례열람

[미국헌법판례열람] 일부다처주의와 종교행위의 자유

임지봉 교수

내적 신앙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능성과 외적 종교행위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능성은 큰 차이를 보인다. 신앙과 종교적 의견은 절대적인 보호를 받는 반면, 종교활동의 관행은 유효한 정부이익들을 도모하는 것이어야 하고 따라서 그렇지 못할 경우 제한받을 수 있다. 공공의 안녕에 유해한 행위들을 규제하는데 있어 각각의 정부이익들은, 만약 그 행위가 금지된다면 개인의 종교행위에 가해지는 부담과 이익형량 된다. 이 이익형량을 다룬 사건으로 꽤 오래 전인 1879년의 Reynolds v. United States(98 US 145)판결이 유명하다. 이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일부다처제가 그의 종교적 신앙의 근본적 교의라 주장하는 몰몬교도에게 일부다처제를 금지하는 연방법률을 적용하는 것은 종교행위의 자유 조항에 위배되지 않으며, 그 법률은 선량한 질서에 반하고 사회적 의무들에 위배되는 행위에 대한 허용가능한 규제라고 판시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은 Grant대통령 행정부의 일부다처주의 척결운동에서 발생했다. Grant대통령은 몰몬 일부다처주의를 종식시키라는 지시와 함께 James B. McKean을 Utah주 연방특수지역최고법원장(Utah Territorial Supreme Court)에, 그리고 J. Wilson Shaffer를 지방행정감독관(territorial governor)에 임명했다. McKean법원장이 임명한 집행관(United States Marshall)은 연방중혼금지법 위반으로 수백명의 몰몬교도들을 체포했다. 연방중혼금지법에 대해 다투기 위해 몰몬교회 사제단은 Brigham Young 지역의 몰몬교 책임자인 George Reynolds에게 소송을 제기하게 했다. 연방특수지역지방법원과 연방특수지역최고법원의 유죄결정이 있은 후 Reynolds는 본 사건을 연방대법원에 가지고 갔다. 몰몬교 반대론자들은 일부다처제를 반(反)사회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몰몬교도들을 국가에 도덕적 위협을 가하는 부류라고 비난했다. 반면에 몰몬교도들은 미국 연방수정헌법 제1조가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며 중혼이 종교의 자유가 보호하는 종교적 관행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일부다처제가 중혼이 아니며 가족이나 영적 성장과 같은 미국적 가치의 본류를 떠받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일부다처제가 사회의 건전한 틀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며 분명 공공의 평화를 위협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9인 재판관의 만장일치의견을 집필한 Morrison R. Waite대법원장은 종교적 신앙과 관계없이 연방법률이 연방헌법에 의해 형사적 범죄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간단히 말해서, 공익을 해치는 종교적 관행들은 수정헌법 제1조에 규정된 종교행위의 자유의 보호범위 내에 있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 판결에서 Waite대법원장은 연방수정헌법 제1조의 종교행위의 자유 규정에 관한 헌법제정자들의 원래 입장을 분석함에 있어, 역사적 사실들에 크게 의존했고 특히 Thomas Jefferson에 기댔다. 그 과정을 통해 Waite대법원장은 Jefferson이 말한대로 “교회와 주정부간의 분리의 벽”(a wall of separation between church and state)이 존재함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그러한 Jefferson의 은유는 다음의 한 세기동안 미국법원을 고민케 한 화두가 되었음을 인정했다. 즉 크게 봐서 내적 신앙의 자유와 외적 종교행위의 자유를 구분해서 달리 취급하면서, 외적 종교행위의 자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이를 제한하는 주법에 대해 합헌결정들을 많이 내렸음을 인정한 것이다.

종교중립적이고 일반적으로 적용가능한 법률이 종교집단에 부담을 부과한다는 사실만으로 종교행위자유 조항의 심사를 면제받는 것은 아니다. 특수한 종교적 영향 등 위헌 주장자의 자유로운 종교행위에 중대한 부담이 부과되지 않는다면, 엄격심사가 적용돼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1990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Jimmy Swaggart Ministries v. Board of Equalization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종교적 자료들에 캘리포니아주가 판매세와 사용세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종교행위의 자유 조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종교집단들이 점점 더 큰 세금을 부담하게 되는 것은 그들의 종교행위의 자유에 중대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아니며, 위헌소송 청구인의 종교적 신앙은 세금 납부를 금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 판결에서 지적됐다. 캘리포니아주의 일반적으로 적용가능한 세금은 신교활동의 한 전제조건으로서 부과되는 균일한 면허요금이 아니고, 그것은 종교활동에 종사하는데 있어 사전적 제한도 아니라는 점이 강조됐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면허요금의 지불을 요하는 면허없이 포교를 한 데 대해 유죄판결을 내린 것을 위헌이라 판결한 Murdock v. Pennsylvania판결(1943)과 비교된다.

Jimmy Swaggart Mnistries v. Board of Equalization판결은 종교행위 자유 조항이 종교의 자유에 대한 더 중대한 부담이 부과됐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일반적으로 적용가능한 세금을 면제해줄 것을 주정부에게 요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자신의 종교적 안식일에 일하기를 거절한 이유로 해고된 근로자에게 주정부가 실업수당 지급을 거부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판시한 1963년의 Sherbert v. Verner사건과는 상황이 다른 많은 사건들도 다뤄왔고, 그 사건들에서 종교의 자유와 종교적 관행에 관한 개인의 권리를 다른 공동체 이익들보다 하위에 두기도 했다. 종교의 자유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그 관행이 공공의 건강, 안전, 도덕 혹은 제3자의 권리들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들에까지 확대되어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Reynolds v. United States(98 US 145)판결에서처럼 몰몬교도들의 처벌근거가 된 일부다처제와 중혼(重婚)을 금지하는 주법(州法) 규정들이 합헌결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약품 대신 신앙요법을 통한 치료를 신봉하는 ‘크리스천 사이언스’(Christian Science)의 교의에 반하는 행동을 요구하는 법률들이라는 주장들에도 불구하고 강제적인 예방접종과 엑스레이 촬영을 요구하는 법률들이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합헌결정을 받았다. 종교적 신념에 근거해 병역을 기피하는 양심적 집총거부자의 권리도 헌법상의 권리에 근거하기보다는 의회가 만든 법률에 의해 가능했던 점도 이러한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상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여러 판결 분석을 통해 미국 수정헌법 제1조상의 ‘종교의 자유’ 중 ‘종교행위의 자유’에 관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전개·발전시킨 법리들을 관련 주요판결들의 분석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 작업의 수행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던 핵심적 사항은 내적 신앙의 자유와 관련된 종교행위일수록 엄격심사의 대상이 되기 쉽고 따라서 위헌판결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점, 엄격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외적 종교적 관행 등의 경우 보통 연방대법원에 의해 이익형량심사가 행해지며 상대적으로 합헌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내적 신앙의 자유와 외적 종교행위의 자유는 엄격하게 구분되면서, 전혀 다른 취급을 받았던 것이다. 이런 구분이 미국 사회에 던져준 강한 메시지는 외적 종교행위의 자유가 정부의 이익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아니라, 내적 신앙의 자유는 여하한 명분으로도 제한할 수 없는 ‘절대적 권리’라는 점이었다.

서강대 법대 교수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