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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헌법판례열람

[미국헌법판례열람] 연방대법원과 연방의회, 그리고 종교행위의 자유

임지봉 교수

정부는 종교행위의 자유를 포함한 헌법상 권리들의 양보를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수당 수령의 조건으로 삼을 수 없다. 실업 수당과 같은 공적 수당의 수령에 이를 조건으로 삼는 것은 개인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종교행위의 자유에 중대한 부담을 부과한다. 헌법상의 가치들에 대한 덜 제한적인 수단들에 의해서는 실현될 수 없는 긴절한 정부의 이익만이 그러한 강제를 정당화시킬 수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일전에 살펴 본 미국 연방대법원의 1963년 Sherbert v. Verner판결에서와 같이 ‘제7일 예수재림교’(Seventh Day Adventist)의 신도인 Sherbert는 그녀가 토요일에는 일하지 않는다는 종교적 안식일 때문에 주정부의 실업수당의 혜택을 받을 자격을 갖지 못했다. 적절한 일이 제공되는데도 일하기를 거절하는 사람들에게는 실업수당을 주지 않는 주법 규정 때문이었다. 주정부라 할지라도 개인에게 그 자신이 믿는 종교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과 정부 수당을 몰수당하는 것 중 하나의 양자택일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 주법 규정의 적용이 중대한 부담을 부과하고 어떤 긴절한 주정부의 이익도 그러한 부담을 정당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주법이 종교행위의 자유를 침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에 대해 예외도 존재한다. 1990년에 미국 연방대법원이 내린 Employment Division, Department of Human Resources of Oregon v. Smith(494 US 872)판결이 그 예외로서 유명하다. 이 사건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공적 수당의 지급 거절이 일반적으로 적용가능하고 그 이외의 면에서는 합헌인 유효한 형법규정을 적용한 부수적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 수당의 지급은 거부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한 사건에서는 엄격심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종교적 관행의 금지가 합헌이기 때문에 금지된 행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실업수당의 지급을 거부하는 보다 가벼운 부담을 부과하는 것도 합헌이라 선언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미국 원주민인 Smith는 종교의식 중에 환각제 마약인 peyote를 흡입한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Oregon주는 이 마약의 흡입을 전면적으로 금하는 주법(州法)을 제정해놓고 있었다. Smith는 실업보상금을 신청했다. Oregon주 ‘인적 자원부’(Department of Human Resources)는 그가 비행(非行)으로 해고당했고 따라서 신청자격이 없다며 그의 신청을 거부했다.

그 후 Oregon주 주대법원은 종교적 의식에 Oregon주 주법을 적용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조항에 위배된다고 판시하면서 인적 자원부의 결정을 뒤집었다. 연방대법원이 이 사건에 사건이송명령장을 발부해 이 사건은 연방대법원의 재판을 받게 되었다. Scalia대법관이 집필한 다수의견은 마약 등 흡입금지품목을 흡입하는 것이 비록 종교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종교적 동기가 마약의 흡입을 적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다. 다음은 그 추론의 요지이다.
헌법상의 종교의 자유 조항이 어떤 주(州)가 특정 종교를 불법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을 금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 조항이 어떤 주로 하여금 금지된 행위를 한 개인에게 그 행위가 종교적 이유에서 행해진 것이라는 이유로 일반적 형사법규 적용을 금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모든 국민들에게 법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법률규정이 종교적으로 중립적인 한 그 규정의 일반적 적용으로서 그것이 종교적 관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단순한 사실이 그 법률규정을 위헌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주법규정은 종교적으로 중립적이다. 따라서 헌법상의 종교의 자유 규정의 존재가 그 州法 규정이 Smith에게 적용되는 데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 하급심 판결을 파기한다.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 형법규정이 어떤 종교 관행을 금지하는 부수적 효과를 갖는다고 해서 그 규정이 바로 종교행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종교 중립적 법률규정들은 합헌의 추정을 받는다. 즉, 엄격심사가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종교에 어떤 실질적 부담을 지우는 법이 일반적으로 적용가능하지도 않고 중립적이지도 않으면 엄격심사가 적용된다. 이 판결은 주법으로 peyote이라는 마약의 흡입을 전면적으로 금하고 있는 Oregon주에서 종교의식 중에 이것을 흡입한 이유로 해고당한 미국 원주민 Smith의 실업보상금 신청을 거부한 것이 종교행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종교행위의 자유가 일반적 적용가능성을 가지는 유효하고 중립적인 법률을 준수할 의무를 개인에게서 없애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정형태의 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형법규정에 대한 위헌심사에 엄격심사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1963년 Sherbert v. Verner판결의 엄격심사는 실업수당의 문맥 밖에서는 정부행위를 무효화시키는데 결코 사용된 적이 없다. 엄격심사를 적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 법률을 무시할 권리를 개인들에게 주는 것이 될 수 있다. 심지어 문제된 종교적 관행이 그 종교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엄격심사가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떤 관행이 그 종교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인가는 판사가 판단하기에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이 판결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비록 법률의 적용이 부수적으로 종교에 중대한 부담을 부과한다 하더라도 엄격심사의 기준은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 법률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접근법이 승리를 거둔다면 주요한 쟁점은 문제된 주정부의 행위가 간접적으로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종교행위의 자유에 부담을 주는가가 될 것이다. 종교에 대한 간접적 부담들은 엄격심사를 적용하게 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연방의회는 주정부가 종교에 실질적 부담을 부과하려 할 때마다 엄격심사를 적용할 수 있게 하는 연방법률들을 제정하곤 했다. 그 한 예로 ‘1993년의 종교의 자유 회복법’(Religious Freedom Restorationa Act of 1993)에서 연방의회는 이 Employment Division, Department of Human Resources of Oregon v. Smith판결의 입장을 거부하고 Sherbert v. Verner판결에서 제시된 ‘주정부의 긴절한 이익심사’를 다시 채택했다. 그리고 종교행위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제한되는 모든 사건들에 ‘주정부의 긴절한 이익심사’가 적용되게 했다. 이 법은 종교행위의 자유에 가해지는 부담이 첫째 주정부의 긴절한 이익을 촉진하지 않고, 둘째 그러한 주정부의 긴절한 이익을 촉진하는 가장 덜 제한적인 수단이 아니라면 비록 그 부담이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 원칙의 결과라 하더라도 주정부는 어떤 개인의 종교행위의 자유에 실질적으로 부담을 부과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이 법은 미국 연방헌법상의 정교분리조항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법 자체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도발적인 연방법률의 제정은 연방의회가 연방대법원의 판결들을 사실상 이런 방식으로 뒤집는 것이 합헌인가와 관련해 격렬한 논쟁을 낳았다. 선거에서 각종 종교인들의 표를 긁어모아야 하는 연방의회 의원들로선, 종교행위의 자유 ‘보장’보다는 ‘제한’ 쪽에 무게를 두기 시작하는 임명직 대법관들의 입장에 이런 법제정으로라도 제동을 걸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서강대 법대 교수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