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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한 ‘국가로펌’으로 도약해야

김철흥 건교부 법무지원팀장

1. 들어가며

지난 2월15일 행정전문 국가로펌을 표방하는 ‘정부법무공단’이 출범했다. 국가의 정당한 이익 보호와 행정의 합법성 확보를 목표로 하여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소송대리, 법률자문을 주요 업무로 하는 정부법무공단은 변호사 21명의 중형 로펌 규모로 출발한다고 한다. 이는 그 설립의 근거인 정부법무공단법률안이 국회에 제안된 지 약 2년 4개월만의 일로, 건설교통부소송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필자에게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 정부법무공단에 대한 기대

그 동안 행정부에서는 정부법무공단과 같이 국가의 법률사무를 전담하는 조직의 탄생을 기다려왔다. 가장 큰 원인은 국가 송무 환경의 급격한 변화다.

국민들의 권리의식 향상 등으로 인해 국가를 상대로 하는 소송은 점차 증가하고 있고, 건설교통부도 2007년 한 해 동안 약 1,000여 건의 소송을 수행한 바 있다. 더구나 복잡·다양해지는 사회현상만큼이나 소송의 내용도 다양해지고, 소송가액도 고액화돼 최근 이화령터널, 경인운하사업과 같은 민자사업 등에서 몇 백 억을 청구하는 소송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소송의 승패가 국가 정책을 좌우하기도 하고, 헌법재판을 통한 권리구제가 일반화되면서 헌법재판에 대한 대비 역시 중요한 송무업무의 하나가 됐다. 2004년에 있었던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한 위헌 결정 하나만 보더라도 헌법재판소 결정의 위력은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이러한 송무 환경의 변화에 비해 행정부는 법률전문가들로부터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다. 우선 행정에 대해 잘 이해하고 전문지식을 가진 법률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또한, 적임자를 찾는다 하더라도 변호사 수임료나 자문료로 지불할 수 있는 예산이 한정돼 있고, 이익충돌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잦다.

특히 대기업이 관련되거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국가를 대리하고자 나서는 로펌이 많지 않거니와, 정책 수립시 자문을 했던 로펌이 정책 운용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민간기업을 대리해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막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제 ‘정부법무공단’이 출범해 국가 등의 법률사무를 전담해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면, 행정부의 위와 같은 고민들은 자연스레 해소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몇몇 소송에서 대기업과 대형 로펌들의 업무협약 등으로 인해 대기업관련 소송대리인 선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 필자로서는 국가 송무 전담조직인 ‘정부법무공단’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3. 정부법무공단에 바라는 점

기대가 큰 만큼 고객의 입장에서 정부법무공단에 바라는 몇 가지 점을 제의하고자 한다.

우선 출발부터 유리한 위치에 있는 정부법무공단이지만, 민간 로펌과의 경쟁체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정부법무공단이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행정 분야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경쟁력의 근원은 바로 최고의 ‘서비스’이다. 지금까지 행정부는 예산상의 제약으로 변호사 수임료나 자문료를 민간기업 수준으로 지급하지 못했고, 경우에 따라서 충분한 법률서비스를 받지 못한 적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정부법무공단은 국가 등의 법률사무를 지원해 국가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하는 만큼, 이름에 걸맞는 법률서비스를 국가 등 의뢰인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 서비스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전문성’이다. 정부법무공단이 ‘행정전문 국가로펌’을 표방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나름대로 민간 로펌에서 법률서비스를 받고 있던 행정 각부가 정부법무공단으로 발길을 돌리기 위해서는 행정분야 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고객인 행정부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최고가 아닌 법률전문가에게 중요 사건을 계속적으로 맡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행정각부의 법률수요를 면밀히 검토하고 이에 맞는 전문가를 영입하고 육성해야 한다.

또 하나는 글자 그대로 행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로펌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행정을 잘 아는 것이 전문성이라면 행정을 잘 이해하는 것은 행정부가 부딪히는 법률문제의 특성과 업무처리과정을 잘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행정부에서 제기되는 법률문제들은 대부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그 결과에 따라 정부정책이 좌우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법률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4. 결 론

국가도 이제는 소송을 비롯한 각종 업무에서 최고의 전문가로부터 최상의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바로 진정한 법치행정의 구현과 직결되고, 이러한 점에서 ‘정부법무공단’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물론 정부법무공단이 국가의 이익 보호에 치중하게 되면 국민의 이익은 오히려 외면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러한 우려를 극복하는 일 역시 정부법무공단이 풀어야할 과제다. 출범 초기에 충분한 성과를 내고 정부법무공단이 법치행정 구현에 이바지해서 오히려 국민의 권익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다.

많은 분들의 기대 속에 출범하는 만큼, 아무쪼록 정부법무공단이 행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로펌으로서 행정각부의 기대에 부응하고, 나아가 소송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종합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명실상부한 국가로펌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