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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원만한 부부관계

김영은(변호사·서울) - 제2928호

부부관계를 원만하게 유지시키는 가장 큰 힘은 사소한 일에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는 것이다. 부부는 서로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대신 상대의 장점을 칭찬하고 북돋우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고 웬만한 실수와 허물은 지적하지 않고 그냥 못 본척 넘어가는 것이다. 리처드칼슨 크리스틴칼슨 부부공저인 Don’t sweat the small stuff in love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부부 중 한쪽의 신뢰가 흔들리지 않으면 상대도 안도감을 느끼게 되고 동반자관계가 보다 안정되고 성장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삶이 온통 큰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우리는 생활의 대부분을 매순간 일어나는 사소한 다툼이나 좌절감, 교통문제 혼돈과 무질서, 불화, 소음 등과 같은 사소한 일들로 소비한다. 사소한 일들을 침착하게 잘 처리하는 요령을 터득하고 나면 큰일들도 더 잘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가장 소중한 이는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이다. 더 좋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사람과 결혼했더라면 이런 꼴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한탄한다. 이런 꼴을 당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아마 다른 꼴은 당했을 것이다. 다른 이성에 환상을 갖지 말 것이며 경계해야 할 일은 다른 사람이 더 좋을 지 모른다는 생각 그 자체다. 지금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누리고 있는 즐거움에 감사하고 이를 더욱 확대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아마도 당신이 생각했던 그 다른 사람이 지금 곁에 있는 파트너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날마다 마주치는 실망과 좌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유머감각만큼 좋을 것이 없다. 부부사이에서 적당히 웃어넘길줄 아는 능력이 없다면 마치 몹시 덜컹거리는 자동차를 타고 장거리여행을 하는 것처럼 곤란을 겪게 된다. 사이가 좋고 행복한 커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게 양쪽 모두 적당히 웃어넘길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결점이 들어나는 경우에도 유쾌한 기분을 잃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도량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자신들의 결점에 대해 놀리거나 야유를 해도 별로 개의치 않고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 결과 양쪽 모두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들의 관계는 더욱 성숙하고 깊어진다. 상대방이 전적으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할지라도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다면 좀 더 사랑스럽고 즐거운 부부관계를 이어가게 될 것이다. 상대방에게 사랑이 담긴 마음을 전한다면 다시말해 질투나 분노, 실망, 이기심같은 감정을 버리고 그저 사랑이 담긴 순수한 마음으로만 대한다면 그런 감정은 상호작용을 일으켜서 두사람의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이며 어려운 일들도 마법처럼 해결될 것이다. 사랑에는 치유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정이나 연인관계 또는 결혼생활의 핵심은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생리적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는데 공연히 기분이 우울하고 미칠 것 같을 때 문득 달력을 보면 생리일이 일주일쯤 남았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그 동안 수월하게만 여겨온 일상사들이 갑자기 신경에 거슬리고 조급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부부사이에는 변화의 시기가 있기 마련인데 결혼이나 임신, 출산, 이사, 직장옮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퇴직이나 자식의 분가 등과 같은 큰일을 치를때 종종 생기게 된다. 이러한 중요한 변화들은 부부간의 사랑을 위협한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는 수 밖에 없다. 파트너가 화를 내며 소리치더라도 이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사람은 누구나 기분이 나쁠 때는 가끔 정나미 떨어지는 말이나 행동을 할때도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두가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하나는 긍정적으로 그 안에서 자신을 위한 교훈과 기회와 깨달음을 찾는 시각이다. 다른 하나는 부정적으로 삶이란 힘들고 불공정한 것임을 증명하는 온갖 어려움과 장애물을 찾는 시각이다. 부부일방이 자기만이 옳다고 계속 주장하기 보다는 상대방을 수용하는 부드러운 입장을 취하면 모든 문제가 쉽게 풀린다. 그 결과 상대방도 입장을 부드럽게 바꾸고 서로 너그럽게 타협점을 모색하거나 타당한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다. 부부간의 사랑은 끊임없는 노력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나 고달픈 삶속에서도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가 있다는 것은 이상적인 안식처일 뿐만아니라 자양분이 되고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풍요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부부관계는 언제나 활기가 넘쳐야 하고 침체에 빠져서는 안된다. 어제는 꿈이었으며 내일은 환상일 뿐이다. 실제하는 것은 오늘 뿐이다. 과거의 관계를 고집하는 것에서 벗어나면 분노, 걱정, 권태, 좌절로부터 스스로 자유로워지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현재에 자신을 몰입시킨다면 하루하루를 인생 최고의 날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부부간에 마음을 활짝 열고 자주 대화할수록 상대와의 의견대립도 좀 더 줄어들게 된다. 테레사수녀는 “우리는 이 세상에서 위대한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일을 행할 수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듯이 사랑의 묘약이야말로 부부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다. 남편이 바깥에서의 기분을 그대로 들고 집안으로 뛰어들어 모든 것을 휘져어 놓아 결혼생활의 위기를 맞기도 한다. 회사원인 남편은 집으로 오자마자 전혀 악의없이 날카로운 질문을 펴부어대며 자기가 오늘 하루종일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아내에게 늘어놓곤 했다. 아내의 신경은 극도로 날카로워져 급기야는 비교적 차분한 성품인 아내마저 참기 힘들었다. 부인에게는 남편의 퇴근시간이 하루의 긴장이 풀리기 시작하는 때인데 남편의 신경질이 그녀의 저녁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것이었다. 이윽고 부인은 남편의 귀가가 두려울 지경이 되었다. 두사람은 가정문제상담소를 찾아가서 해결책을 얻었다. 카운슬러는 남편에게 집에 들어오면 앞으로 들어가지 말고 뒷문으로 들어가라고 일러주었다. 그리고 곧장 욕실로 들어가 15분쯤 목욕을 하며 긴장을 풀라고 했다. 이 해결책은 두가지 성과를 가져왔다. 우선 남편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확실하게 긴장을 풀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의 숨가뿐 현실을 아내에게까지 전염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라이프지 최신호에 “사랑의 과학”에 대한 기사가 실렸는데 그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신없이는 살 수 없다”는 상태, 이른바 허니문기간은 첫눈에 반한 순간부터 18개월에서 3년까지만 지속된다고 한다. 부부는 우선 바쁜 일정속에서도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고전 전국책에 나오는 일화를 소개한다. 추기는 훤칠하게 키가 크고 잘 생긴 사람이었다. 어느날 아침에 옷을 입던 그가 거울을 들여다 보며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이 보기에 나와 성북쪽에 살고 있는 서공가운데 누가 더 잘 생긴 것 같소? 그러자 아내가 대답했다 당신이 훨씬 잘 생겼지요. 서공이 당신만 하겠어요. 서공은 제나라에서 미남자로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었다. 추기는 자기가 서공보다 더 잘 생겼다는 아내의 말이 못 미더워 첩에게 물었다. 나와 서공을 비교하여 누가 더 잘 생긴 것 같은가? 그러자 첩이 말했다. 서공이 당신만 할라구요. 며칠 후 어떤 손님이 찾아와 담소를 나누게 되었는데 내친김에 손님에게도 물어보았다. 그러나 손님의 대답도 마찬가지였다. 또 며칠 후 마침 서공이 찾아왔는데 추기는 서공의 얼굴과 풍채, 몸가짐 등을 샅샅이 뜯어보고 속으로 자기와 비교해 보았지만 끝내 자기가 서공보다 나은 점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서공이 돌아간 후 또 다시 거울에 자기모습을 비취보고 자기가 서공보다 훨씬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추기는 밤새잠을 못 이룬채 생각하다가 마침내 결론을 얻었다. 아내는 나만 사랑하니까 당연히 잘 생겼다 고 한 것이고 첩은 나를 두려워하니까 내가 잘 생겼다고 한 것 일거고 손님도 면전에서 나를 추켜세우려고 한 것으로 보아 무슨 아쉬운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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