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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건 박사의 척추건강

[최건 박사의 척추건강] 성생활과 허리 건강

최건 우리들병원 비수술척추종합센터 원장

프랑스 작가로 ‘달과 6펜스’ 등의 소설로 유명한 서머셋 몸은 “인간의 불행 중 하나는 그들이 이미 성적 매력을 잃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성욕만은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금욕을 미덕으로 삼던 1900년대 초반에는 이런 생각이 통했을지도 모르겠다. 당시는 성(性)이 가진 긍정적인 측면은 외면한 채 은밀하고 어두운 것으로만 여기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과 철학의 발달로 성의 실체가 드러난 오늘날의 관점은 그 때와는 다르다. 그의 주장과 달리 늦은 나이까지 성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것은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로 여겨진다. 성(性)이란 일생 동안 우리의 신체와 정신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척추 건강에 있어서는 성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큰 도움이 된다.

우리의 척추는 모두 33개의 뼈와 디스크로 연결돼 있다. 딱딱한 뼈 사이를 물렁물렁한 디스크가 채워주면서 인체가 받는 충격을 흡수하고, 허리나 목을 돌리는 동작을 자유롭게 해 준다. 뼈와 디스크의 주위는 인대와 근육이 감싸고 있다. 이 조직들은 척추의 각 마디를 서로 연결하고 지지하면서 우리 몸을 지탱해준다. 하지만 별다른 운동 없이 일상의 대부분을 앞으로 숙이는 자세로만 생활하는 탓에 디스크의 한 쪽으로만 압력이 누적돼있는 사람이 많다. 또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근육 중 특정 부위만 집중해서 사용함에 따라 다른 쪽은 근력이 약해져 허리 약화로 이어진 경우도 흔한 편이다. 이럴 때 성생활 중 발생하는 우리 몸의 움직임은 허리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 허리 등을 전후 좌우로 움직임으로써 사용하지 않던 근육이나 인대 등을 강화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근육은 운동할 때에 강화됨과 동시에 그 양도 증가하기 때문에 성생활이 허리 근육에 일등 공신이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성생활을 기피하기도 한다. 물론 중증의 허리 질환인 경우에는 성생활이나 일상 생활에 극도의 주의가 요구된다. 하지만 예전 칼럼에서 밝힌 걷기 운동과 마찬가지로 성생활도 올바른 방법으로 적절한 범위 내에서 행하면 오히려 허리 통증을 완화시켜준다. 우리들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요통 환자 중 96%가 성생활이 자신의 통증을 악화시킬 것으로 믿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요통이 있는 사람의 83%는 큰 지장 없이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 척추수술을 받은 환자도 혼자서 10분 이상 걷는데 지장이 없으면 성생활이 가능하며, 정상체위나 환자가 아래에 있는 자세를 권한다. 오히려 허리가 아프더라도 천천히 부드럽게 성생활을 하면 요통은 줄어든다. 성행위 시 애무나 마사지에 의한 접촉 감각이 우리 몸 속의 굵은 신경 섬유로 전달됨으로써 가느다란 신경 섬유로 전달되는 통증보다 우선 작용하기 때문이다. 성생활은 요통뿐 아니라 상대에 대한 배려심을 높여 부부간의 친밀도와 사랑을 더 높여준다는 보고도 많다.

이외에도 부부간의 사랑 만들기는 자연 진통제인 엔도르핀의 분비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 또 오르가슴 시에는 엔도르핀 분비 외에도 근육 수축 현상이 일어나 척추가 강하고 유연하게 조성된다. 이런 효과에 비하면 신진대사 증가 및 지방 연소를 통한 체중 유지 효과와 혈액순환 활성화는 덤(?)이라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