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덧없음을 표현한 대표적인 표현이라고 생각되는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 의미의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비교적 최근에 이와 비슷한 의미의 글로는 1992년 출판된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 석용산 저”라는 책이 있다. 그 당시 상당한 판매 부수를 기록했고 필자도 독자 중의 한 명이었다. 그 책을 읽고 어린 나이에 “왜 사람들은 죽을 때 무엇을 가져갈 생각만 하지”라는 의문이 들어서 사람들이 죽으면서 자기 것을 가져간다면, 전부가 아니라 자신이 이룬 것 중 하나씩만이라도 가져간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당장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가져가신다면 나는 무엇으로 이 글을 쓸 것이며 필자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음악은 모두 사라져서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자동차가 후진할 때 나왔던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가” 없어진다면 자동차 후진 시 무엇인가 둔탁한 다른 소리가 나왔을 것이다. 아니 자동차도 없어졌을 것이다, 자동차를 이루는 무수한 기술들을 만든 사람들이 자기가 만든 것을 죽으면서 가져가 버렸는데 자동차를 만들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가 자동차에서 편하게 사용하는 내비게이션(Navigation). 이 장치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적용해 시간을 보정해야 정상적인 작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속도가 빠른 물체는 시간이 느리게 가고 중력이 강하면 시간이 느려진다고 하니 위성은 속도가 빠르나 중력이 약하고 지구에 있는 자동차는 위성보다 중력을 더 강하게 받아 이 차이를 보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공식이라는 E=mc2. 이 공식이 없었다면 원자력 발전도 없었을 것이며 아니 전기라는 것 자체도 없을 것이다. 세상은 원시시대에서 그 어떤 진보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중년의 나이가 되니 그 당시 생각이 치기 어린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결과를 아는 선구자들, 위인들이 자신들이 만들거나 발견한 진리들을 죽으면서 가져가서 세상을 퇴보시킬 이유기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의 경우를 보니 죽을 때 뭘 가져가라고 해도 가져갈 것이 없다. 이룬 게 있어야 무엇을 가져갈 것 아닌가! 선구자들이나 위인들의 자의에 의한 공수래공수거가 아니라 가져가래도 가져갈 것이 없는 중년이 되었다니. 인생 뭐 별거 있나. 이런 표현도 흔히 하는 인생의 의미에 대한 경구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무엇인가를 남겼거나 남길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온 법조인들, 법무사로서 각 방면에 나름 일가를 이룬 법무사님들은 분명 무엇인가 있는 인생을 살았음이 명백하다. 필자와는 다른 삶, 무엇인가 있는 인생, 인생! 뭐 별거 없는 것이 아니라 필자가 별거 없는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그래도 스스로 위로한다. 슬퍼하지 말자! 누구도 되돌아간 자는 없으니! 유병일 법무사(서울서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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