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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무능은 무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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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2021년 9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할 당시 4만7000달러였으나 1년이 지난 시점의 비트코인은 약 1만930달러로 전년도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여파로 엘살바도르 경제는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영국의 체임벌린 총리는 체코슬로바키아 땅의 일부를 떼어주면 침략을 하지 않겠다는 히틀러의 간책에 속아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를 넘겨주었다. 히틀러는 이 땅을 넘겨받은 뒤 체코를 침략했다. 그 결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튀르키예(구 터키)의 대통령인 에르도안. 그는 이자를 금지한 이슬람 율법을 구현한다며 이자율을 대폭 인하했다. 에르도안이 이슬람 정신이 요구하는 대로 이자를 폐지 수준으로 끌고 가겠다며 어이없게도 과할 정도로 이자를 하락시켰다가 국민들은 이에 따른 물가 폭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만일 에르도안이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지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20조를 한 번이라도 보았더라면 이런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었을 터인데, 안타깝다.

다음으로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보자. 원균.

이순신 장군을 모함해 역시 원균 못지않게 옹졸한 인간인 선조로 하여금 이순신을 관직을 삭탈하고 백의종군케 한 사람. 이 원균은 일본군에게 칠천량 해전에서 해전사상 전무후무한 최악의 패배를 당하게 된다.

원균은 판옥선 134척, 거북선 3척, 수군 병사 1만7000명의 압도적인 함선과 병력으로 일본은 고작 세키부네 60척밖에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판옥선 122척 침몰, 거북선 3척 침몰, 조선 수군 궤멸이라는 참담한 패전을 초래하고 말았다.

오늘날 세계의 형법은 대체로 죄형법정주의를 도입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죄형법정주의란 죄와 형벌은 법전에 미리 정해 놓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미리 법으로 정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후에 처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죄를 물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감각으로 이 원칙은 피치자인 국민의 권리이지, 리더에게 적용한다면 우리의 정서에 맞지 않는 감이 있다.

리더가 무능으로 국가의 존립조차도 위협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더의 무능은 결코 무죄로 볼 수 없다.

만약 역사의 법정이라는 것이 있다면 역사의 법정은 리더의 무능에 대해 유죄로 판결하지 않을까?


주영진 법무사(다힘 법무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