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e finest men I know, have excellent manners. 'Manners maketh man, without a doubt.'”
(내가 아는 모든 훌륭한 분들은 훌륭한 매너를 가졌다. 매너는 신사가 가져야 할 최상의 덕목이다.)
영화 King’s Man 1편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이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명언이다.
“The Best Wines are the ones we drink with Friends.”
(와인은 (혼자 마시지 말고) 친구들과 함께 마셔야 제맛이 난다)
이는 와인의 사회성을 표현하는 명언이다.
위의 두 문구를 종합하면 와인과 매너는 서로 분리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다. 나는 아무리 비싸고 귀한 와인이라도 매너 없이 천박하게 마시는 것 보다는, 평범한 와인이라도 훌륭한 매너로 좋은 분들과 함께 마시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와인과 관련된 매너에 대하여 몇 가지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물론 이는 와인의 본고장인 서구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예의’이지, 운동경기 등에 적용되는 것 같은 엄격한 룰은 아니다.
첫째, 손님들에게 당신이 와인을 소중하게 다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즉 손님들을 위하여 준비한 와인이니 마치 아기 예수를 안아주듯이 정성껏 다룬다는 것은 곧 손님들을 그만큼 소중히 생각한다는 표현이니까.
둘째, 와인의 코르크도 조심스럽게 세심하게 개봉하고, 디캔팅할 때에도 서서히 조금씩 디캔터에 정성스럽게 따르고, 또한 손님의 잔에 따를 때에도 서서히 조심스럽게 따르는 것이 좋다. 다량을 콸콸 따르는 것은 꼭 피해주시기 바란다.
셋째, 항상 남들을 배려해서 남들에게 먼저 와인을 따라주고, 가능하면 테이스팅부터 할 수 있도록 우선 소량을 잔에 따라서 서서히 빙글빙글 돌려 향이 잔 안에 충분히 퍼지도록 한 후에 잔을 건네주면 좋겠다. 이때 와인잔의 맨 밑의 둥그런 받침대 부분(base)을 잡고 상대방에게 건네주며 상대방이 와인잔의 기둥(stem)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면 좋다.
넷째, 모두 와인잔의 base 혹은 stem 부분을 잡고 마실 수 있도록 유도해 주고, 마시기 전에 코를 잔 안으로 넣어 향을 느끼고 그 후에 입으로 조금씩 마시되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마시도록 한다. 일부 소믈리에나 테이스터는 입에서 마치 가글하듯 소리를 내며 테이스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항상 상대방의 잔이 완전히 비워지기 전에 먼저 첨잔해 주되, 절대로 와인잔의 가장 볼록한 부분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첨잔은 항상 손님에게 먼저 하는 것이 예의다.
여섯째, 디캔팅을 하지 않고 바로 와인병에서 따르는 경우, 가능하면 와인병의 맨 아랫부분을 손바닥에 닿게 하고 손가락으로 병의 하단을 잡고 한 손으로 조심스럽게 따라준다면 당신은 훌륭한 호스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동작을 떨림 없이 안정되게 하려면 손가락, 손 그리고 팔의 힘이 좋아야 하고 약간의 연습도 필요할 것이다. 물론 와인병을 완전히 비우지 않고 맨 밑부분에 침전되는 태닌은 남겨 두어야 한다.
일곱 번째, 서로 와인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할 때, 와인잔의 볼록한 부분끼리 부딪치도록 한다. 만약 맨 윗부분끼리 부딪치면 특히 얇고 섬세한 고급 와인잔의 경우 와인잔이 깨어질 위험이 크다.
여덟 번째, 혹시 당신이 서빙하는 와인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 없더라도 이를 두려워하거나 일부러 아는체 하지 마라. 특정 와인에 대하여 잘 모른다는 것은 매너와는 상관없는 것이고 수치스럽게 느껴야 할 것은 더욱 아니다. 잘 모르면 소믈리에에게 물어보거나 구글에 검색해 보면 된다. 당신이 매너로 존경받는 것이 지식으로 존경받는 것보다 더 값진 것이다. 마치 핸디가 낮고 매너가 좋지 않은 골퍼보다 핸디는 좀 높지만 매너가 좋은 골퍼가 더 훌륭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