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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의 백세건강 모범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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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의 백세건강 모범답안] 생활습관이 약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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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은 우리 국민 사망원인의 80%를 차지한다. 사망원인 1위는 암이고 2위는 심뇌혈관 질환이다. 만성질환으로 당장 죽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죽기 전까지 평균 17년을 고생한다. 60세가 되면 대략 50%는 고혈압, 25%는 당뇨병, 20%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게 되고, 65세가 되면 여기에 더해 암(4%), 치매(10%)가 급증한다. 만성질환은 나이 들면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보인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만성질환은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갑자기 발병하지 않고 장기간 진행된다. 문제는 증상이 늦게 나타나므로 자각하기 전까지 건강을 자신하기 쉽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도 아프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믿는다. 설마 하다가 뒤통수를 맞는다.

만성질환의 정체는 한 마디로 생활습관병이다. 그 발생과 진행에 있어서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습관을 고치면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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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 연구팀은 12만 명을 30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서 생활습관과 수명과의 관계를 연구했다(2018년 논문). 건강한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하루 30분 이상 중강도 이상 운동), 건강한 체중(체질량 지수 18.5~24.9), 금연, 절제된 음주(하루 남성 하루 1~2잔, 여성 1잔) 등 5가지를 중요한 건강습관으로 규정했다. 이것들을 더 많이 지킬수록 기대수명이 길었다. 예를 들어 50세 기준으로 다섯 가지를 다 지킨 여성은 하나도 안 지킨 여성보다 평균적으로 14년 더 살았고, 남성은 12년 더 살았다. 두 가지만 지키는 경우와 비교하면 여성은 9년, 남성은 7년 더 살았다.

건강수명도 더 길었다. 다섯 가지를 다 지키는 50세 여성은 하나도 안 지키는 여성보다 당뇨, 심혈관질환, 암 없이 사는 수명이 10년 더 길었다. 건강수명은 비만한 사람과 담배를 많이 피우는 남성이 가장 짧았다. 다섯 가지를 다 지키는 사람은 하나도 안 지키는 사람보다 암 사망 확률이 65%, 심혈관 사망 확률이 82% 적었다.

하버드 보건대학원은 위 5가지 습관을 핵심적 장수요인이라고 하고, 인생의 목적·의미, 사회적 연결, 뇌 자극, 수면의 질, 간헐적 단식 등 5가지를 추가적 장수요인이라고 발표했다. 생활양식 의학(lifestyle medicine)에서는 식습관,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 관계, 금연·절주를 주요한 건강 요인으로 꼽는다.

만성질환은 사람마다 발병 부위가 다르지만 원인은 동일하다. 생활습관이 잘못되면 만성질환이 온몸을 공격하게 되고 가장 약한 부위가 먼저 무너지는 것뿐이다. 30대의 40%가 비만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만은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다는 초기 신호이다.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나중에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과 씨름해야 한다.

만성질환은 침묵의 암살자이다. 잘못된 생활습관 속에 숨어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생활습관은 그대로 두고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에 의지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마련한 생활습관 변화 프로그램은 당뇨 위험을 58%(65세 이상은 71%) 감소시켜서 약물보다 효과적임이 검증되었다. "음식이 약이 되게 하라." 히포크라테스의 말이라고 전해진다. 오늘날 그가 살아 있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생활습관이 약이 되게 하라."


고승덕 변호사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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