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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의 지재 공방] 모든 창작자에게 ‘공정한 보상’을 보장하는 입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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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교수 프로필]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1984년) 사법연수원(15기)을 수료하였다. 지적재산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가(1988년~2004년) 교수로 전직하여(2004년) 현재까지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지적재산법을 가르치며 연구하고 있다. 단독 저서로는 변호사 시절 쓴 논문들을 선별하여 펴낸 《저작권법의 이론과 현실》, 법학박사 학위논문(서울대학교)을 보완하여 단행본으로 펴낸 《캐릭터 상품화의 법적 보호》, 법학전문대학원 학생용 교과서로 펴낸 《저작권법》, 《문화산업법》 등이 있다. 분담집필 형태의 공동 저서로는 《저작권법 주해》, 《부정경쟁방지법 주해》 등 주해서를 비롯하여 다수의 전문연구서가 있다.

금년 초 박찬욱, 봉준호 같은 영화감독들이 국내에서 저작권료를 한 푼도 못 받고 있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다(한겨레 2022. 3. 17.자 19면). 영화의 창작자인 영화감독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우리 영화산업의 문제라는 기사 내용이었다. 그 기사는 영화의 창작자들이 영상제작자에게 저작재산권을 양도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저작권법 제100조 제1항 같은 특례 규정 때문에 영화감독들이 공정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우리 저작권법의 특례 규정은 독일 저작권법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프랑스 저작권법도 독일과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우리 저작권법과 다른 점이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영상저작물의 창작자인 영화감독 등을 비롯한 모든 저작물의 창작자에게 공정한 보상을 보장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문제의 원인은 저작권법 제100조 제1항 같은 특례 규정이 아니다. 창작자에게 공정한 보상이 보장되도록 제대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한 우리의 입법 현실이다.

몇 년 전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구름빵> 사건을 계기로 창작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그래서 작년 1월 도종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저작권법 전면 개정안(의안번호 제7440호)에 공정한 보상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었다. 개정안 제59조는 저작물의 이용에 따라 취득한 수익 간에 현저한 불균형이 발생한 경우 저작자가 추가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적용제외를 규정한 제61조이다. 영상저작물의 창작자가 저작재산권을 영상제작자에게 양도한 경우에는 추가 보상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한 것이다. 영상저작물의 저작자만 빼놓고 다른 모든 저작자들에게 추가 보상을 보장한다는 취지이다.

이 개정안은 많은 영화감독들의 공분(公憤)을 샀다. 그 결과 마련된 것이 지난 8월 말 유정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의안번호 제17131호) 제100조의2 (영상저작물의 저작자의 보상권) 규정이다. 이 개정안은 현행 저작권법 제100조 제1항이 ‘문제적 조항’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공정한 보상을 보장하는 별도 입법을 제안한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저작물의 저작자가 아닌 영상저작물의 저작자에게만 공정한 보상을 보장한다는 한계가 있다. 1년 7개월의 시차를 두고 발의된 두 개정안은 서로 정반대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공정한 보상은 영상저작물의 창작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모든 창작자에게 공통되는 문제이다. 문화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작자를 존중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공정한 보상은 창작자를 존중하는 필요조건 중의 하나이다.

그러한 점에서 유정주 의원의 개정안은 도종환 의원의 전면 개정안과 통합·조정될 필요가 있다. 모든 저작물의 창작자에게 공정한 보상을 보장하는 ‘저작권 계약’에 관한 공통 규정을 저작권법 속에 마련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혼자만 살겠다고 조급하게 서둘러서 밥상을 뒤엎는 일이 없어야 한다.


박성호 교수 (한양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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