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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이모티콘'의 '동작'에 대한 저작물성 인정 판례로 본 이모티콘의 창작적 표현에 관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8. 19. 선고 2020가합581574 저작권침해금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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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2018. 7.경 카카오 이모티콘숍에 새로운 캐릭터의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제작하여 출시하였고, 피고는 2019. 3.경 기존 피고의 캐릭터를 이용한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제작하여 동일한 카카오 이모티콘숍에 출시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은 피고가 출시한 '움직이는 이모티콘' 상품 내에, 원고들 이모티콘의 캐릭터와는 구별되나, 원고들의 이모티콘의 구체적 동작과 유사한 이모티콘 3종이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하였고, 이에 2020. 9.경 피고에게 원고들의 ‘움직이는 이모티콘’ 동작에 대한 복제권, 동일성유지권 및 성명표시권을 침해하였음을 이유로 저작권침해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였다.



2. 관련 법리

저작권법 제2조 제1호에서는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저작물로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는 등 저작물의 요건으로서 일정한 '창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대법원은 위 저작물 요건으로서의 '창작성'과 관련하여,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할 뿐이어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는 단지 저작물에 그 저작자 나름대로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다른 저작자의 기존의 작품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하다. 다만 작품의 수준이 높아야 할 필요성은 없으나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표현, 즉 저작물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표현을 담고 있는 것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9다268061 판결 등 참조), "만화, 텔레비전, 영화, 신문, 잡지 등 대중이 접하는 매체를 통하여 등장하는 인물, 동물 등의 형상과 명칭을 뜻하는 '캐릭터'의 경우 그 인물, 동물 등의 생김새, 동작 등의 시각적 표현에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으면 원저작물과 별개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참조). 또한 대법원은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함을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27625 판결 등 참조).


3.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구체적 동작'에 대한 저작물성 판단

본 사건에서 문제 된 '이모티콘(emoticon)'이란, 감정 및 정서를 의미하는 이모션(emotion)과 컴퓨터 화면의 형상을 의미하는 아이콘(icon)이 합쳐져 만들어진 일종의 '그림언어'로써, 통상 컴퓨터나 휴대전화의 문자와 기호, 숫자, 그림, 동작 등을 조합하여 송신자의 감정이나 느낌을 수신자에게 짧고 간결하게 전달할 때 사용되는 아이콘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움직이는 이모티콘', 일명 '애니메이션 이모티콘'은 그림이나 텍스트로만 구성되어 있던 기존 이모티콘의 영역을 확장하여, 특정 캐릭터의 반복적인 움직임과 동작을 독창적으로 묘사할 수 있게 되었고, 기존 정적인 그림이나 문자 이모티콘에 비해 SNS 이용자들의 다양한 감정과 표현을 나타내어 타인에게 보다 강한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는 이유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위와 같은 '움직이는 이모티콘' 역시 이모티콘으로 특정 캐릭터가 사용될 경우 기존 대법원 판례에 의하더라도 캐릭터 자체로서 창작성이 인정되는 저작물로 판단 받을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원고들과 피고의 각 '움직이는 이모티콘' 간 캐릭터는 매우 상이하나 각 이모티콘 캐릭터가 움직이는 구체적 '동작'이 매우 동일 또는 유사함에 따라, 원고들이 사람이 감정을 나타낼 때 흔히 취하는 동작들을 이모티콘으로 재구현한 해당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동작 그 자체의 표현 형식 역시 저작권법에 따른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원고들은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의 해당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구체적 동작들은 해당 이모티콘이 표현하려 한 사람의 심리 및 감정의 흐름을 서사적으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프레임, 신체 부위별 왜곡, 위치, 각도, 동선 등을 선별하여 택하고 재배열한, 원고들의 사상과 감정을 독자적이고 창조적으로 표현한 미술저작물과 영상저작물의 결합저작물에 해당함을 주장하였고, 이에 피고는 해당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구체적 동작들은 매우 짧은 시간에 단순하게 반복되는 일상적 동작에 해당하고, 기존에 유사한 동작의 이모티콘들 역시 다수 존재한다는 이유로 고유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의 주장 및 움직이는 이모티콘 동작의 저작물성에 관하여, "이모티콘에서 캐릭터가 감정의 표현 형식을 구사하는 도구가 되어 캐릭터의 표정이나 동작을 통하여 감정을 전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표정이나 동작에 창조적 개성이 있다면 그러한 ‘표현 형식’도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이 감정을 나타낼 때 흔히 취하는 동작이거나 다른 이모티콘에서 사용된 동작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동작에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움직이는 이모티콘은 대략 1~2초 정도의 짧은 시간 내에 작성자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그 동작이 단순하고 반복적일 수밖에 없는 점, 사람에게는 흔한 동작이라도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이미지 프레임을 작성하고 각 프레임별로 캐릭터의 머리, 팔, 다리, 몸통의 위치 및 각도를 세세하게 설정하여 각 프레임별로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등 동작을 이모티콘으로 구현하는 과정에 창작자의 개성이 가미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동작이 단순하고 반복적이거나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특별히 이모티콘으로 그 동작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구도, 패턴, 리듬 등에 창조적 개성이 부여된 경우에는 거기에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움직이는 이모티콘 동작의 그 저작물성을 인정하였다.


4. 본 사건에 관한 구체적 판단

재판부는 본 사건의 구체적 판단에 관하여, 상술한 바와 같이 움직이는 이모티콘 동작의 저작물성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면서 본 사안에서 문제가 된 피고의 이모티콘 3종 중 제1이모티콘의 저작물성 및 원고들 이모티콘과의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였으나, 제2이모티콘에 대해서는 원고들 이모티콘의 저작물성은 인정하면서도 피고 이모티콘과 원고들 이모티콘과의 실질적 유사성은 부인하였고, 제3이모티콘에 대해서는 원고들의 이모티콘이 기존 출시된 이모티콘 및 사람의 일상생활에서 이미 표현된 동작에 해당하여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작물성을 부인하였다.


위와 같은 판단 이유로 재판부는 원고들의 청구 중 제1이모티콘에 대한 피고의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고, 피고에게 추후 원고들 제1이모티콘에 대한 침해금지 및 피고의 제1이모티콘 원본 및 사본의 폐기를 명하였으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로는 피고 제1이모티콘이 포함된 움직이는 이모티콘 상품은 총 24개의 이모티콘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 침해가 인정되는 이모티콘은 피고의 위 24개 이모티콘 중 1개에 해당하는 점 등을 이유로 해당 이모티콘 상품을 제작, 판매하여 피고가 얻은 수익 중 1/24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고들의 손해로 추정하여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와 함께 구체적 손해액으로 인정하였다.


5. 결론 및 의의

필자가 원고들을 소송 대리한 본 사건은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캐릭터 외에 이모티콘의 움직임 및 동작 그 자체에 대한 저작물성을 처음 인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2017. 10.경 '무시무시하게 무시하는 무시맨' 사례 및 2019. 6.경 '띵동의 즐거운나루' 등 그동안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비롯한 SNS에서 판매하는 이모티콘 콘텐츠에 대한 표절이 문제 된 사례들은 지속적으로 존재하여 왔다.

 

이에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관리하는 '카카오이모티콘 스튜디오' 역시 2019. 7. 30. 자체 심사 과정에서의 가이드라인에 해당하는 '저작권, 윤리 필수 지침 가이드'를 개정하여 "캐릭터, 사진, 이미지, 글씨체, 음원 등의 저작물을 원작자 허락 없이 무단으로 도용하는 경우는 물론 캐릭터, 동작, 구도, 배열, 표현방식 등이 실질적으로 유사한 경우도 저작권 침해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기까지 하였으나, 실질적으로 타인이 제작한 이모티콘의 동작들을 트레이싱하는 방법 등으로 이모티콘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례는 암묵적으로 계속 발생해왔다.


위와 같이 타인이 노력하여 제작한 이모티콘 창작물을 복사하여 약간의 재변형만을 거치는 방식 등으로 새로운 이모티콘을 손쉽게 제작하는 것을 방지하지 못한다면, 이모티콘 제작자들이 새로운 이모티콘 제작에 필요한 시간 및 노력 등을 모두 들이지 않게 되어 이모티콘의 공장형 대량생산이 용이해지게 되고, 모방자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부정하고도 막대한 수익을 매우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므로, 이모티콘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도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저작물성은 두텁게 보호될 필요가 있다.


본 사건 역시 보다 사업 규모가 큰 피고가 영세한 제작자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이모티콘을 무단으로 복사한 후 약간의 변형만을 거쳐 유사한 동작의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제작하여 다액의 수익을 얻은 사례에 해당하였고, 결국 재판부가 영세한 제작자들인 원고들의 '움직이는 이모티콘' 동작에 대한 저작물성을 인정해줌으로써 창작성이 발휘되어야 할 이모티콘 시장에서 공장형 대량 생산 제작 이모티콘 등이 확대되고 있는 현재의 이모티콘 제작 환경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판부의 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에 따른 추정적 손해의 산정과 관련하여, 위와 같은 이모티콘 표절 사례 등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이모티콘 상품 중 표절한 이모티콘 수의 비율에 따라 침해한 자의 수익 및 침해당한 자의 손해를 산정할 것이 아니라, 표절한 이모티콘이 포함된 이모티콘 상품 전체 수익을 기준으로 침해당한 자의 손해를 산정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산정 방법이 이모티콘 상품 중 일부 이모티콘의 존재 및 인기만으로도 이모티콘 상품 전체를 구매하는 이용자들의 구매 경향성에도 더욱 부합한다 할 것이나, 이와 달리 판단한 재판부의 구체적 손해 산정 판단은 원고들의 소송을 대리한 필자의 입장에서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동작 그 자체에 대한 저작물성을 인정한 재판부의 판단은 이모티콘 제작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측면에서 매우 환영하며, 앞으로도 본 사건과 같은 이모티콘 제작자들을 비롯한 기타 모든 창작물 제작자들이 창작물 제작을 위하여 들인 시간과 노력들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그리고 창작물에 대한 보호가 충실히 이뤄질 수 있는 법원의 판단들이 다수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상현 변호사 (법무법인 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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