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월요법창

노후파산

2022_mon_choi_face.jpg2022_mon_choi.jpg

 

최근 금리인상과 환율상승 등으로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심한 경제적 위기감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가 단순히 체감상 느끼는 것 이상으로 기업들이 얼마나 실속을 차렸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도 일제히 악화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42%로 전년(8.05%)보다 크게 감소했다.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이와 같이 악화된 경제 상황에서는 경제적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대다수 빈곤층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특히 수년간 계속된 코로나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생계 문제 등으로 부채만 늘어난 상태이다. 이들의 신용도만으로는 제1금융권의 문턱은 기댈 수 없을 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캐피탈 또는 대부업체 같은 사금융권에서 대출을 한 후 대환대출(소위 돌려막기)로 고율의 이자를 감당하며 살다가 결국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에 이르게 된다.

 
가난은 삶의 질을 하락시킬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기까지 한다. 그런데 점차 수명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본격적인 노후에 접어들었을 때 일자리와 소득이 끊겨 부채에 시달리는 경우와 같은 노후 빈곤은 차라리 악몽이 아닐 수 없다. 설사 소득이 있다고 하더라도 생계비 등을 제외하면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수준에 미달하기 때문에 결국 파산에 이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노후 파산이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 1위 국가이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하여 정부는 2014년 7월 기초연금 도입을 시작으로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을 해 왔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노인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다. 대법원의 자료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60대 이상 노인층 파산자 수는 총 7752명으로 전체 파산자 2만 559명의 37.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60대 이상 노인층 파산자 비율은 2020년에 30%(30.9%)를 돌파한 후 2021년 35.2%를 기록하는 등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노인층의 빈곤은 청년실업과 맞물려 건전한 우리 사회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부의 세습과 마찬가지로 가난도 대물림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후 파산을 예방하는 시스템을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노후 빈곤과 관련한 문제를 단순히 법과 제도상의 문제로 인식하는 어리석음을 더 이상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노후 세대들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젊은 세대들의 생존권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옥환 소장 (법과삶연구소)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