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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臺에서

권역별 소년분류심사원 설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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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심 재판부 중 가장 넓은 지역을 관할하는 곳은 어디일까? 대구와 경북을 관할하는 대구가정법원 소년부다. 상당한 규모의 지원이 있는 포항, 김천은 물론이고, 울진군, 영양군처럼 대중교통으로 왕복 8시간이 넘는 거리에서 소년과 보호자들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출석한다. 한번은 출석하지 않아 알아보니 집 근처 지원에서 재판하는 줄 알고 그곳 법정을 찾아 헤매는 중이었고, 보호자의 생업이나 버스 시간 때문에 재판일시를 조정해 달라는 요청도 드물지 않다.

유독 소년보호사건만 지원에서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소년을 수용하면서 비행 원인을 진단한 결과를 심리자료로 제공하는 소년분류심사원 때문이다. 비행성이 심화되는 단계에 있거나 중한 비행을 저질러 분류심사원에 위탁되는 소년의 대부분은 생전 처음으로 신체의 자유가 제한된 공간에 놓인다. 규칙과 규범을 준수해 본 경험이 일천한 소년들은 위탁기간 동안 체계적인 교육, 상담, 조사를 받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다시는 이런 곳에 오지 않겠다고 다짐한다(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반성문 쓰기가 일과의 전부인 구치소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곳이다.

이처럼 소년보호사건에서 필수적인 분류심사원은 전국에 단 한 곳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춘천, 제주소년원에서 그 업무를 ‘대행’한다. 소년원 과밀화에 따른 교정교육의 한계는 어제, 오늘 지적되는 일이 아닌데, 소년원 분류심사과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곳에 위탁되는 소년들은 12, 13세의 저연령자, 정신질환·지적장애 때문에 세심한 보호가 필요한 소년, 초범에서부터 이미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소년까지 구성이 매우 다양한데, 이들을 한정된 공간에 모아두고 심사업무가 이루어진다. 거리두기가 불가능해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상당수의 위탁소년을 중도에 내보내야만 했고, 필요성이 아닌 수용 여력에 따라 위탁 여부를 정하기도 했다. 전주소년원은 대행 업무조차 하지 않아 전주지법 소년부의 위탁소년은 광주소년원으로 가야 한다는데, 장거리를 오가며 면회하고 재판을 준비하는 보호자와 보조인이 겪는 고충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최근 법무부가 내놓은 ‘소년범죄 종합대책’에 따르면 수도권에 2곳의 분류심사원을 설치할 예정이라 한다. 여전히 수도권 중심의 반쪽 처방이다. 촉법연령 하향의 논거로 소년범죄의 흉포화를 들었으면, 충분한 인적·물적 수준을 갖춘 분류심사원의 전국적 설치는 필수적이다. 촉법연령을 13세로 정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일인지는 충분한 검토와 의견수렴이 필요하겠지만, 분류심사원은 이미 법률이 정한 기관으로 예산만 배정하면 그만이다. 소년범죄에 대한 관심의 초점이 연령에만 맞춰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현성 판사(대구가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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