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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시 페이스 메이커

[변시 페이스 메이커] 유형화를 통해 재판례를 외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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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시급하게 느끼는 것은 무엇보다도 판례 암기일 것이다. 앞선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판례는 논리적 삼단논법상 대전제 부분에 해당하는 선례와 결론 부분에 해당하는 재판례로 나누어지고 양자는 공부하는 방법이 다른데, 금번에는 재판례를 외우는 방법을 설명하기로 한다.

다만 설명에 앞서 시험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을 한 가지 먼저 설명하기로 한다. 대부분은 공부에 있어 프랙틱스(PRACTICE)와 트레이닝(TRAINING)을 구별하지 않지만, 전자는 실전을 염두에 두지 않은 순수한 공부에 해당한다면, 후자는 실전연습에 해당한다. 변호사시험에 있어 트레이닝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시간 내에 기억을 인출(RETRIEVAL)해 내는 것이다. 시험장에서 선지의 특정문구를 보고 문제를 다 읽지 않고 바로 답을 골라낼 정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시험은 거의 대부분이 지식과의 싸움이 아닌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점, 선지 하나하나를 'OX' 해서 문제를 풀거나 정말로 주어진 것에 창의적 논술을 해서 치는 시험이 아니라 일정한 조합 내에서의 변형 폭을 다루는 법을 익히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본론으로 들어가 결론부터 설명하자면, 재판례는 선례와 달리 '조직화(ORGANIZATION)' 원리를 사용하여 외운다. 나열되어 있는 수많은 "판례"들 중에 먼저 선례를 골라내고 재판례만을 따로 추린 후에 그 재판례들을 묶어 주는 상위의 유형별군 특징을 찾아내어 집합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소위 '키워드'의 암기는 그 이후의 문제이다.

가령 시험에 자주 출제되지만, 수험생들이 굉장히 어려워 하는 형법각론의 '횡령죄' 부분에서 출제가 가능한 재판례는 비교판례나 예외적 판례까지 합치면 약 28개 정도가 있는데 이것들을 '위탁관계에 대한 배신'이라는 횡령죄의 성질에 비추어(내가 나의 이해와 암기를 위해 한 가지 학설, 견해를 택하여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형화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유형화는 먼저 민법상 전형계약, 그중에서 소위 '노무공급계약'의 종류에 따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임, 도급, 고용의 세 가지로 나누어 보면 되는데 세 가지는 자유도의 정도에 따른 상대적 구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죄의 성립 여부를 연결시키기가 쉽다. (1) 먼저 통상 고용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①용도가 정하여진 금원의 소비가 있다. (2) 도급에 관한 것은 찾기가 어렵고 (3) 재판례는 위임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②상법상 위탁판매 ③명의신탁 ④동산양도담보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특별한 경우로 ⑤채권양도 ⑥착오송금 ⑦보이스피싱이 있다. 위임 중 단체에 관한 것으로 ⑧조합재산의 처분 ⑨회사 재산의 처분이 있다. 이들에 해당하는 경우 모두 죄가 성립하지만, 예외적으로 3자간 명의신탁이나 보이스피싱의 일부 경우 또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거나 애초 가벌성이 크지 않은 몇 가지 경우에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렇게 유형화를 하고 보면 정말로 확실히 외워야 할 부분은 죄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고 기출문제를 분석해보면 그것들이 대체로 선지의 한 종류로 포함되어 출제되며, 그것들을 바로 구별할 수 있는 징표가 되는 문구들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윤규 변호사(법무법인 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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