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신문

지금은 청년시대

메뉴
검색
교통사고
지금은 청년시대

[지금은 청년시대] 감사의 마음을 품는다는 것

180159.jpg
변호사의 삶은 늘 분주하다. 사무실에 있으면 처리해야 할 서류작업과 상담으로, 재판·노동위원회·회의·토론회 등 외부일정이 있는 경우 해당 업무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몸과 마음 모두 바쁘게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가끔 중요한 것들을 잃게 되고,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삶은 더 복잡해지고, 많은 영역들이 순간 부담으로 다가오는 때가 있다.

  

이런 마음들을 방지하기 위해 오전에 잠시 시간을 내어 책을 보고, 보고 싶은 강의를 듣기도 하고, 하고 싶은 언어 공부도 하고, 하루를 위한 기도를 하며 마음을 정돈하려고 한다. 이 시간을 활용하여 최근에 읽은 책 중, 감사에 관한 내용이 마음 깊이 와 닿았다. 추천을 받아 가볍게 살펴보려고 들었던 그 책에는 '내가 아는 건, 감사하는 마음을 품으면 믿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내가 해낼 것이라는 믿음, 주변의 모든 상황이 나를 위해 잘 될 거라는 믿음 말이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 챕터의 말미에는 '소망이 충족되었다고 미리 불타는 듯한 감사를 느끼는 것은, 잠자는 거인을 깨워서 놀라운 결과를 안겨준다'는 내용도 함께 정리되어 있었다(존 포소릭,《부자의 언어》). 낯설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그 문단이, 그날 유난히 마음 깊이 들어왔다.

 
감사할 조건이 있을 때 감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물론,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품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간절히 바라는 것이 이뤄진 경우,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다가온 경우,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일상을 보내는 경우, 그리고 어려운 일이 다가오는 경우, 감사의 마음을 품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특별히 좋은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심지어 나쁜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처럼 느끼는 경우, 감사의 마음을 품는 것은 비상식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나는 이 '감사'의 힘을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주 경험하고는 한다. 변호사의 업무 중 상당 부분은 분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분쟁이 이미 발생한 경우, 개인과 기업, 단체 등은 많은 곤란과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당사자들의 마음에 상처가 남고,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감사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화를 내고, 분노와 좌절의 마음을 품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체 왜 내가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어서 절망스러워 하기도 하고, 원망의 대상을 찾기도 한다. 그럴 때면 몸과 마음의 어려움은 물론, 사안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잃어버리게 되어, 결국 사건의 해결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야기하기도 한다.

 
이와 달리, 이러한 상황에서도 애써 감사의 조건을 찾으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경우, 의외의 곳에서 도움을 받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무엇보다, 당사자 스스로, 자신을 잃지 않고 사건을 마주하고, 앞으로의 삶을 설계해 나가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대부분 헛되이 흘러가지 않는다. 지금, 혹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난 어느 날, 감사의 결과를 얻는 것도 보게 된다. 또한 감사의 마음을 품을 때 뇌 좌측의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해 'reset' 버튼을 누른 것처럼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고,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것은 다수의 연구로 확인된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잘 알면서도, 감사의 마음을 견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스스로에게 혹은 주위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고, 마음에 품은 일들이 과연 이루어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일이 없더라도, 매일 지나가야 하는 일상을 보내는 것 만으로도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이럴 때 가지는 감사의 마음을 품는 것은, 위선적이거나, 사치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분노한다고, 좌절한다고, 더 나아지는 것은 없다. 오히려 그런 마음은 스스로를 더 깊은 절망에 몰아넣기도 한다. 그리고 감사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니, 오늘, 한번 실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가 어려울수록, 일상이 지루하고 힘겹게 느껴질수록, 감사의 조건을 찾아보는 것.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작은 일일지라도, 감사로 받는 훈련을 해보는 것. 하루에 단 하나뿐이라도 좋다. 그리고 기대해 보는 건 어떨까. 그 작은 발걸음이 가져올, 놀랍도록 풍성한 삶의 열매를.

 

 

전별 변호사(케이앤파트너스)

 

 

 

 

관련 법조인

한 주간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