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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또 다시 발생한 변호사 대상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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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남 진주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사건을 변호했던 여성 변호사를 스토킹·방화 협박한 사건이 발생했다. 6월 대구에서 법률사무소 방화 사건으로 변호사 1명과 직원 6명 등이 사망한 지 석 달만이다.


취재 중 만난 변호사들은 대구 사건에 이어 또 다시 변호사 대상 범죄가 발생했다는 것에 변호사 모두가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방화 미수에 그쳤으니 천만다행’이라고 안도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진주 사건은 변호사가 사건 수임을 거부했다는 등의 이유로 스토킹·방화 협박 피해를 당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 사건의 가해자 A 씨는 친인척 살해 혐의로 치료감호 처분을, 살인미수죄로 징역형을 받았던 전과자다. 그는 자신의 살인미수죄 재판 당시 국선변호를 맡았던 변호사에게 사건의 재심 신청을 맡아달라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당하자 스토킹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사건을 맡았던 국선변호인을 상대로 한 범죄였다는 점에서도 심각하다. 형사사건 피의자 또는 피고인을 대리하는 국선변호인들은 의뢰인으로부터 폭언, 협박, 성희롱 등의 피해를 당해도 공무 수행 중이라는 이유로 외부에 피해를 알리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국선변호인들은 이름 그대로 국가에 소속돼 공무를 수행하는 이들인 만큼, 정부에서 국선변호인 대상 범죄를 예방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변호사를 상대로 한 계속된 신변 위협은 사무실 방화 등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시그널’이다. 위협과 협박이 이어지는 초기 단계에 가해자와 피해 변호사를 분리해 더 큰 화를 막을 조치도 절실하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변호사단체들은 6월 대구 사건 이후 호신용품 공동구매와 경비업체와의 협약을 통한 사무실 보안 강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회에는 변호사 대상 범죄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저마다 고심 끝에 내놓은 대책들이었지만 18일 진주 사건을 막지는 못했다.

변호사들은 "가스총 꺼내다가 죽는다, 시간이 없다"며 변호사 대상 범죄를 예방할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건 결과에 대한 사건 당사자의 비뚤어진 불만이 변호사로 향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사회 구성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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