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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인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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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공무원의 여름 복장인 반소매 와이셔츠를 세탁해서 옷장에 집어넣고 긴소매 셔츠를 꺼내어 구겨진 곳이 없나 살피며 주섬주섬 입고 있노라면 계절의 변화를 몸소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날씨가 좋은 이런 때 바쁘게 살아가던 일상을 잠시 멈추고 밖으로 나가 문득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그러나 지금은 내 곁에 없는, 그리고 앞으로 나를 떠날 우리 직원들을 생각한다.

현재 공수처 인력 구조상 가장 큰 어려움은 다른 행정기관의 파견 직원들이 공수처 업무의 상당 부분을 감당한다는 것이다. 공수처는 독립기관으로 설계되어 탄생하였다. 쉽게 말하자면 공수처는 법무부, 대검찰청 및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라는 기관의 역할을 통합하여 수행해야 하는데 법률상 공수처의 행정직원은 20명으로 못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공수처에 파견된 타 부처 행정직원들은 공수처뿐만 아니라 어느 기관에서도 핵심 분야라 할 수 있는 총무, 인사, 기획, 예산, 국회 업무 등을 도맡아 자신의 기관에서 발휘해야 할 정열을 대신 이곳에 쏟고 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파견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동시에 안쓰러운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공수처에 들어온 처음에는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리고 서로 다른 기관에서 파견 나온 처지라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그저 공수처의 앞날을 위해 묵묵하게 일하고 있는 그들에게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인사도 건네지 못했던 나 자신이 가끔은 부끄럽게 느껴진다.

이미 많은 직원들이 파견 기간 종료로 공수처를 떠난 지금, ‘아직 늦지 않았다’며 마음을 고쳐먹고 내 옆의 직원들에게 ‘여러분도 우리 식구이고 나중에 우리가 이별하게 된다면 너무 아쉽고 그리워할 것 같다’고 말해야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부끄러워서 감히 말하지 못하였던 감사하다는 말도 전해야겠다.

이별이 자주 찾아오는 조직에 있으면서 그들이 떠나지 않기를 기원하지만, 그저 속절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눈물이 난다. 그렇지만 하루라도 빨리 자리를 잡으려면 계속 전진해야 하기에 그런 슬픔을 속으로 삼키면서 오늘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야 제대로 인사를 해야겠다. 감사합니다. 나의 소중한 인연들이여.


예상균 검사 (공수처 인권수사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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