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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녹음 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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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간의 통화 내용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녹음하는 행위에 대하여 불법으로 규정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18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은 대화 참여자 전원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최대 징역 10년, 자격정지 5년에 처하도록 하였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경우를 위법하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대화 참여자가 녹음할 경우에는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이기도 하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6404 판결 등 다수).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당사자간의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이 위법한지에 대하여는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다. 미국의 경우 13개 주에서는 상대방의 동의없는 대화 녹음에 대하여 규제하고 있고, 프랑스 등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반대로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는 통화 녹음이 허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통화녹음 금지에 대하여 글로벌한 방향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고 각 국가의 상황에 따라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당사자 간 녹음에 대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음성권의 측면에서 녹음 내용을 3자에게 제공하거나 외부에 유포하는 경우에는 음성권의 침해, 즉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한 다수의 사례가 존재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68478 판결 등). 소위 말하는 ‘음성권’이 당사자 간에서 전혀 보호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사적 대화가 공개되는 경우 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기도 하고 사적 대화 공개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사례도 존재한다.

최근의 여론 조사 결과로는 통화녹음금지법에 대하여 반대하는 입장이 약 64%이고, 이를 찬성하는 입장이 24% 수준이라고 한다. 찬성하는 사람보다 반대하는 사람이 3배가량 많은 것이다. 음성권은 초상권과 유사하게 헌법상 보장된 사생활의 자유와 통신비밀의 자유의 일환으로 볼 수 있고,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범위 내에서 보호되는 권리라 볼 수 있다. 헌법상 보장되는 권리라고 하여 모든 범위에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스마트폰이나 다른 IT 기기들이 보편화됨으로 인하여 일상활동을 녹음하고 녹화하는 것이 매우 일반화되어 있다. 법안 발의를 계기로 보호받는 음성권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기대해 본다.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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