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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건강칼럼] 목디스크

목 통증 · 목 뻐근 … 법조인의 대표적 직업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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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유모 씨(43)는 오늘도 서류 더미에 파묻혀 하루를 보낸다. 변론기일은 점차 다가오는데 처리할 서류는 아직도 많이 남은 탓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류를 읽다 보면 불현듯 목에 뻐근함이 느껴진다. 이럴 때면 열심히 일했다는 생각에 뿌듯한 생각이 든다.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사 들고 사무실로 돌아와 다시 서류를 보려는 순간, 유 변호사의 목덜미에 벼락같은 고통이 엄습한다. 옴짝달싹 못 한 채 5분 정도가 흘렀을까. 겨우 몸을 일으켜 엉거주춤한 자세 그대로 근처 한방병원으로 향한다. 진단 결과는 일자목을 동반한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 나이가 들수록 목 건강을 조심하라는 선배들의 충고가 인제야 유 변호사의 머릿속을 스쳐 간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연일 화제를 몰고 있다.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발로 뛰며 의뢰인들을 변호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현직 변호사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변호사들의 역할을 멋지게 잘 담아냈다’는 평과 ‘신참 변호사가 서류 보느라 바쁜데 돌아다닐 여유가 있는가’라는 평이 그것이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떠나 전자와 후자 모두 일리가 있다. 서류 작업도 법정 속 치열한 구두 변론만큼이나 정의를 변호하는 일이다. 실제 변호사들은 사실관계와 법리적인 구성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변론할지 고민하는데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할애한다. 서면으로 진행되는 다툼이 재판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변호사를 포함한 법조인들이 만성적인 목 통증 혹은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를 대표적인 직업병으로 꼽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목 통증은 성인 인구의 약 40%가 매년 겪는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야기한다. 그렇다면 목 질환의 주요한 원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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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경추(목뼈)는 옆에서 봤을 때 C자 형태를 갖고 있다. 이 C자 만곡은 5~7kg에 달하는 머리의 무게를 쇼크 업소버처럼 전신에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변호사 유 씨의 사례처럼 서류 작업을 위해 고개 숙인 자세를 장시간 반복적으로 취하면, 경추의 곡선이 점차 일(一)자로 펴져 목 주변 근육과 인대에 부담을 야기하고 완충 능력을 떨어트린다. 목 통증 및 뻐근함도 이때 발생하게 된다.

특히 경추 사이 디스크(추간판)가 받는 압력이 과도해질 경우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목디스크는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목 주변부에 피로가 누적돼 경추 배열이 틀어지거나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면서 발생한다. 방치할수록 목 통증이 심해질 뿐만 아니라 어깨와 팔, 손까지 저림 증상이 이어지는 등 신경이 손상될 위험도 존재한다. 결국 생활 습관의 개선과 함께 틀어진 척추와 손상된 디스크에 대한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약침 치료, 한약처방 등을 아우르는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목디스크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먼저 한의사가 직접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밀고 당기며 경추를 바르게 교정하는 추나요법으로 목 특정 부위에 쏠리는 압력을 낮춘다.

실제로 추나요법의 목 통증 완화 효과는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미국의사협회 공식학술지 중 하나인 ‘JAMA Network Open’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추나요법은 진통제나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법보다 목 통증 치료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추나요법을 받은 환자군의 치료 5주 후 목 통증 감소 폭은 56%에 달한 반면 일반치료군은 29%에 그쳤다. 높을수록 목 기능에 문제가 있음을 뜻하는 경부장애지수(NDI)도 추나요법군을 받은 환자군은 경미한 수준의 17점, 일반치료 환자군은 그보다 더 높은 25.3점으로 분석됐다.

추나요법에 이어 목과 어깨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아 근육을 전반적으로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특히 녹용, 홍화 등 순수 한약재를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통증 해소에 빠른 효과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척추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약을 복용하면 약해진 경추뼈와 디스크 기능을 회복시켜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개를 최대한 숙이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가급적 서류 작업을 할 때는 높이 조절이 가능한 독서대를 사용해 목이 받는 부담을 줄여주자. 모니터도 눈높이보다 10~15도 높게 위치시키면 경추의 자연스러운 C자 곡선을 유도할 수 있다.

경추는 아래로는 허리와 골반, 위로는 머리와 연결돼 특히 뇌로 향하는 신경 및 혈관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한 부위인 만큼 평소 목 통증이나 뻐근함이 지속된다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 직업병을 슬기롭게 예방토록 하자.


김하늘 병원장(부산자생한방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