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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광장

미국 헌법으로 본 검수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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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글은 제 삼의 개인이나 단체를 대표하여 쓰지 아니하였으며, 오직 필자의 의견임을 밝히고자 한다.


대한민국은 2022년 5월 3일에 소위 '검수완박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공포하였다. 이 법은 검찰이 수사권을 가진 종전 6대 범죄에서 부패와 경제 범죄를 제외한 범죄에 수사권을 박탈시켰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경찰 수사 기관에서 송치된 수사 기록에 의하여 기소하고 재판에 공소를 유지하는 권한밖에 없게 되었다.


추가로 제한된 것은 검사 자신이 수사 개시한 사건에 대하여서는 공소 제기를 금하게 되어있고, 사법경찰관의 일반 송치 사건에 보안 수사는 종전대로 유지돼 있으나, 그 외의 송치 사건의 경우, 검사는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보안 수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의 '검수완박법'은 미국의 헌정사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항상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될만한 증거가 있을 때는 모든 사건에서 수사를 개시하는 권한과 의무가 있다. 또 경찰관의 수사에 관하여 검사는 그들을 지휘한다. 실무적으로 교통 법규와 같은 사소한 사건 이외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경찰 수사관은 신속히 검찰에 연락한다. 검사는 경찰에게 적용되는 법을 말하고 필요한 증거에 대하여 지시한다.


무엇보다도 합법적인 수사 방식에 대하여도 경찰은 검찰과 토의하고 검찰의 지시를 받는다. 그러므로 검사와 수사하는 경찰은 공소 전 수사 단계에서 동업자적 역할을 한다. 연방정부의 수사기관인 FBI는 연방 법무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


수사 단계에서 검찰은 해당하는 헌법 조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즉 미 헌법 수정안 제4조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여 (수사기관은) 합법적인 압수와 수색을 하여야 하며, 또 동 제5조는 개인이 자기에 반하는 증언을 하지 않는 권한을 보장하였다. 동 제6조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한을 명시하였다. 1996년 미연방 대법원은 ‘The Miranda Rights - Miranda v. Arizona, 86 S. Ct. 1602, 384 U.S. 436’ 사건에서 피의자의 변호인을 댈 권한이 경찰이 피의자를 관리 상태(custodial police interrogation)에 있을 때부터 있다고 판결하였다.


변호사가 없는 신문 기록은 증거 능력이 없다. 변호사 입회 권한은 수정안 제5조의 권한인 묵비권 행사를 보증한다. 이러한 헌법상 조항의 준수는 미국 법치주의(Due Process of Law)의 근간이며 검사의 역할은 수사단계부터 이러한 헌법 조항을 집행하는 것이다.


Miranda 사건은 형사 피고인의 변호사 도움에 관한 판결이다. 검사의 입회권에 대한 판결은 필요가 없었다. 정부는 항상 검사가 대기하고 있고 그 권한을 부정당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판례가 없는 것이다. 당사자주의 제도를 가진 영미법 체계에서 변호사 입회권이 있으면 당연히 검사 입회 권한도 있을 것이다.


미국법에서 형사 수사 단계부터 검사의 참여는 필수적인데, 수사 단계에서 검사가 무엇을 하는지 몇 가지 살펴보자.

 

우선 수사를 개시하기 전에 최소한의 혐의가 될 만한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증거의 유무 결정은 법적인 문제이고 검사만이 할 수 있다. 이러한 결정은 법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변호사인 검사가 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검사만이 하는 영역이다. 수사 개시에 필요한 증거의 표준이 없는 사회는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는 경찰국가이다.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증거물을 압수 수색하려면 피의 사실에 상당한 증거(probable cause)가 있어야 하는데 그 법적 의견 및 결정을 검사만이 할 수 있다. 적법한 수사를 하기 위하여 법원 영장 발부 신청을 검사가 해야 한다. 기타 기소 전 수사 단계에서, 헌법 수정안 제4조, 동 제5조 및 동 제6조 등 조항이 준수되었는지 확인하고 집행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검사의 책임이고 역할이다. 미국에서는 형사 사건의 상당수가 재판 없이 검사와 피고의 협상(plea bargain)에서 끝난다. 이러한 제도는 장시간의 재판에 드는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는 제도인데, 검사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형사 사건 해결 제도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수사 단계에서 검찰 참여 없이는 합법적이고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할 수 없다. 검찰의 불참은 근본적인 헌법이 지시하는 법치주의 제도를 파괴하는 것이다. 특히 고도의 기술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검찰의 수사를 제한하여 국가와 국민의 해를 끼친다는 문제와 또 '검수완박법'을 입법하는 절차에 근본적인 하자가 있었다는 문제에 대하여서는 이 논문에서 토의하지 아니하였음을 기하는 바이다.

 

 

이종연 (전 미연방 법무부·국방부 선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