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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맛집

[법조계 맛집] 버티고개 '브레라(brera)'


 

버티고개에 있는 이탈리안 가정식 레스토랑 브레라(brera)를 참 좋아한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눠먹는 즐거움에,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미슐랭 인증 맛집인 이곳을 빼놓을 수 없다. 가끔은 이태원의 북적함을 피해 한적한 장소를 찾고 있다면 더욱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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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곳에도 파스타 가게가 있어?' 싶은 외진 골목 어귀에 위치한 브레라에 들어서면 살짝 당황할 수 있다. 가게 안은 진짜 이탈리아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가게처럼 평범하고 살짝 어수선한 분위기라 별다를 게 없지만, 가게 사장님도, 주문을 받는 사람도 외국인이고, 홀을 가득 채운 외국인 손님들에 심지어 메뉴판도 전부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겁먹을 필요는 없으니 용기를 내자. 여유 있어 보이는 표정과 손가락만으로도 충분히 주문에 성공할 수 있다. 당당하게 한국말을 해도 나름 찰떡같이 알아들으신다. 오히려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은 이곳의 메뉴들이 생각보다 양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화덕에서 갓 구운 피자와 생면 파스타를 파는 브레라의 거의 모든 메뉴가 맛있지만, 이곳의 대표 메뉴인 '라자냐(LASAGNA CLASSICA "NONNA SILVANA")'와 '버섯 크림파스타(FETTUCINE ALLA FANTASIA DI FUNGHI)'는 꼭 한번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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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냐 접시에 가득 담긴 모짜렐라 치즈 아래엔 5겹의 라자냐면 사이에 할머니의 특제 레시피로 잘게 찢어진 고기와 새콤한 토마토 볼로네제 소스가 촘촘히 채워져 있다. 라자냐 면의 씹는 식감이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어 모짜렐라 치즈와 함께 두툼하게 썰어 한입 먹으면 겹겹이 쌓인 파스타면 사이에서 배어 나오는 소스가 정말 일품이다. 필자는 토종 한국 사람이지만 잠시나마 이탈리안이 되어, '맞아 이게 진짜 이탈리안 가정식이었지' 하고 감탄하게 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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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파스타면은 넓은 페투치니 면을 선호하는데, 브레라의 버섯크림 파스타는 투박한 페투치니 생면을 사용해서 더 좋아한다. 포크로 생면을 돌돌 말아 입에 넣으면 입안을 가득 채우는 풍부한 버섯의 풍미와 감칠맛이 고소하고 꾸덕한 크림 소스와 어우러져 최고다. 다이어트는 다시 내일부터 열심히 하면 되는 맛이다. 식전 빵이 운 좋게 아직 남아있다면(그럴리 없겠지만) 남은 소스를 묻혀 먹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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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라의 화덕은 언제나 제대로 일한다. 작은 화덕에서 갓 구워낸 따듯한 피자는 어지간해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사장님의 이름을 딴 대표메뉴인 지오반니(GIOVANNI) 피자도 프로슈토 햄이 풍성해서 맛있지만, 필자는 카프리쵸사(CAPRICCIOSA) 피자를 더 좋아한다. 바삭하고 쫄깃한 도우 위에 모짜렐라 치즈와 이탈리아 햄, 버섯, 블랙올리브가 듬뿍 얹어 나오는데 토마토 소스와 따듯한 치즈가 짭짤한 햄과 어우러지는 기본에 충실한 맛이 언제나 만족스럽다. 여기에 이탈리아 페로니 맥주를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는 조합으로 정말 이탈리아에서 먹어본 피자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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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몸에서 고기를 원하는 날엔 등심 스테이크(FILETTO DI MANZO 250GR)를 시켜보자. 브레라의 스테이크는 육즙 가득한 부드러운 고기도 맛이 특별하지만 곁들여 나오는 구운 야채 가니쉬도 스테이크만큼 맛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오븐에 구운 가지와 양파, 파프리카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로즈마리 향이 배어있는 스테이크와 야채를 같이 먹으면 이런 호사를 3만 원도 안 되는 돈에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라울 뿐이다.

조금 유명한 레스토랑의 파스타 한 접시에 이삼만 원이나 하는 무서운 세상에서, 브레라는 맛뿐만 아니라 메뉴당 2만 원을 넘지 않는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양으로 보답한다. 격식을 차리지 않고 언제든 친구들과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라 더욱 맘이 간다. 필자는 보통 브레라에서 배불리 먹고 후식을 먹으러 산책 삼아 이태원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곤 하는데, 친구들과 대화하는 그 순간이 굉장히 편하고 즐거운 시간이다. 코로나로 이탈리아 여행은 어렵지만, 여러분도 잠시 브레라에 들러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하면 어떨까 싶다.

 

 

김승현 변호사 (법무법인 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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