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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법

[모두를 위한 법] 탈북민들의 남한 정착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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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탈북민들의 남한 정착에 있다. 대부분의 탈북민들은 목숨을 건 탈출 끝에 남한에 입국한다. 몽골 고비사막을 넘다가 죽기도 하고, 중국군에 발각되어 북송되기도 한다. 이렇게 죽을 각오를 하고 어렵게 도착한 한국에서 그들은 또다시 좌절을 맞이한다.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말하기를, 목숨 걸고 국경도 넘고 사막도 건넜는데 이보다 더 어려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언어도 통하고 나름 한민족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탈북민들은 남한에 입국하는 것 이외에는 목표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남한에 입국한 이후에 더욱 큰 좌절감을 갖게 된다.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 진입하는 것은 그들에게 또 다른 고비사막을 건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탈북민들은 한국에 입국하여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사회적응 교육을 받은 후, 매달 일정금액의 정착금을 받으며 한국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이때 탈북민들은 정착금으로 받은 돈을 사기당하거나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일자리 면접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기도 한다. 오죽하면 탈북민들은 자신을 중국 조선족으로 소개할 때도 있다고 한다. 탈북민들이 한국사회에 진입하는 것은 중국 조선족들이 한국에 정착하는 것보다 더 가혹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목숨을 걸고 탈북했지만
남한 입국 후에도 큰 좌절감
남한에서 빨리 정착할 수 있게
제도권 진입의 길 넓혀야
 

 
또 다른 문제는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3D업종에 종사하게 된다는 점이다.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몸 쓰는 일로 한국 사회에 진입한다. 건설현장 막노동, 택배, 식당 등, 비교적 간단히 배울 수 있지만 육체적으로 힘이 들어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직업부터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자신이 처음 갖게 된 육체노동 직업을 그 이후에도 계속하게 된다. 고등교육을 받은 탈북민들이라 하더라도 한국사회에서 육체노동 이외에 다른 직업을 갖는 것은 기적과도 같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탈북한 탈북민들은 나이 많은 탈북민들에 비하여 비교적 쉽게 제도권으로 편입될 수 있다. 학령기의 탈북민들은 한국에 들어와 한국 공교육에 편입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학령기 탈북민들은 공부만 열심히 하면 여러 가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역사회에서 제공되는 여러가지 장학금 제도, 사회복지센터에서 제공되는 무료교육 등을 통해 그들은 빠른 기간 내에 언어를 교정한 후 직업세계로 진출하거나 대학에 진학한다. 그러나 이렇게 잘 풀려서 한국사회에 진입했다 하더라도 그들이 탈북민임을 공개하기에는 여간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필자가 재직 중인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최근 탈북민 창업을 지원해주는 사단법인 더브릿지와 협력하여 대학 재학 중인 혹은 졸업한 탈북민들에게 인턴쉽 기회를 제공하기로 결정하였다. 탈북민들에게 정직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정직원이 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법무법인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 회사에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법무법인 디라이트의 활동으로 양질의 직업 기회가 능력 있는 탈북민에게도 제공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또한 탈북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고향이나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가 있는 그대로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조선희 변호사 (법무법인 디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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