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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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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가 벌어졌던 9일 밤.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비보를 접한 유족들이 모였다. 부축을 받고서야 겨우 계단 하나를 오를 수 있는 슬픔의 무게는 감히 헤아리기 어려웠다.


유족 가운데에는 희생된 변호사의 부인도 있었다. 아무말도 하지 못했고 몸을 가누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다.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도 자리를 지켰다. 자신도 그날 화재가 난 빌딩 4층에 있다 화마를 간신히 피한 피해자다.

유족들은 대구지방변호사회와 장례절차에 관해 논의했다. 하지만 하나같이 고개를 떨군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깊고 큰 슬픔은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장례식장 구석에서 긴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왜…"

울음이 물음을, 물음이 울음을 비집고 나왔다. 밤이 지나도록 유족들은 이유를 묻고 또 물었지만 아무도 답할 수 없었다.

이번 참사는 법조계는 물론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변호사 업무를 목숨 걸고 해야 하느냐"는 탄식이 이어졌다.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말도 나왔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변호사 대부분이 사건관계인으로부터 크고 작은 위협이나 악성 민원에 시달려왔다는 말이다.

반인륜적 파렴치범이든 흉악범이든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변호사 제도는 이러한 기본권을 실효적으로 구현하는 필수적인 제도다. 헌법이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규정한 이유다.

이번 참사는 그래서 법치주의와 변호사 제도에 대한 테러이자 국민에 대한 위협이다. 법조인이 위협받고 공격받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법치주의가 설 자리는 없다. 국민 권익 보호에도 치명적이다. 법치가 무너지면 온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우리 모두 자중자애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분쟁이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기 전에 화해나 중재를 통한 상호 치유를 도모하는 방법, 변호사 제도에 대한 국민 의식을 제고하는 방안 등등 그 어떤 것이라도 좋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