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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이해충돌 방지법, 법조계 청렴성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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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이란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할 때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가 관련돼 공정한 직무수행이 저해될 우려가 있는 상황을 말한다. 이해충돌 상황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OECD 선진국들은 일찍부터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하여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미국 의회에서는 1962년 제정된 '뇌물 및 이해충돌방지법(Bribery, Graft and Conflict of Interest Act)'을 '20세기 가장 위대한 법'이라고 자평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올해 5월 19일 드디어 시행되었다. 사실 이해충돌방지규정은 2013년 국민권익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청탁금지법 정부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으나, 당시 국회 논의 과정에서 도입방식, 적용범위 등에 합의를 이루지 못해 제외되었다가 이번에 10년 만에 별도의 법률로 시행된 것이다.

이해충돌방지법은 주요 규율대상인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무원과 장·차관, 시·도지사, 고위직 법조인 등 고위공직자, 공공기관장들과 임직원 등 약 200만 명의 공직자에게 적용된다. 이 법은 특히 퇴직법조인들과 회전문 인사로 상징되는 퇴직고위공직자들의 전관예우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해충돌방지법 시행으로 법조계에는 다른 직업군보다 더 큰 관심과 주의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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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많은 로펌이나 기업들이 법원,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공공기관에서 근무했던 전직 고위공직자를 고문이나 사외이사 등으로 영입하여, 관련 업무에 그들의 영향력을 이용해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현직 공직자들은 최근 2년 이내에 퇴직한 전직 공직자가 자기 기관의 직무관련자가 될 경우 그 사실을 소속기관장에게 반드시 신고하고 해당 직무를 회피해야만 한다. 예컨대, 현직에 있는 판사, 검사 혹은 공직자들은 퇴임한 선배 법조인이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로서 직무관련자가 된 경우에는 반드시 사적이해관계를 신고하고 해당 사건이나 재판을 회피해야 한다. 또한, 현직 공직자들은 직무관련자인 퇴직 선배들과 골프, 여행, 사행성 오락 등 사적인 접촉을 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사전에 그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따라서, 로펌들이 판·검사와 전직 고위공직자들을 영입하더라도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현직 공직자들의 직무에 영향을 미치는 통로는 이해충돌방지법에 의해 모두 차단된다.

전관예우의 경우와는 반대로, 로펌에서 근무했던 변호사나 고문, 기업의 사외이사 등 민간영역에서 일하던 사람이 고위공직자로 임용되어 공적인 영역에서 일하게 될 경우 업무와 관련하여 자신이 재직했던 로펌이나 기업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되면서 이러한 소위 현관예우도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 즉,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고위직에 새롭게 임용되는 공직자는 임용 전 2년 이내에 자신이 재직했던 법인·단체 또는 고문이나 자문을 제공했던 개인이나 법인·단체가 직무관련자가 될 경우 그 사실을 신고하고 해당 직무를 회피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임용된 고위공직자가 임용 전 3년 이내에 자신이 민간에서 재직했던 해당 법인에서 대리·고문·자문 등을 한 활동내역 일체를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임용 후 3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이해충돌방지법에 의해 로펌 소속 변호사나 고문, 기업 사외이사 등 민간영역에서 맺은 인연이 공직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제도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되었다.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하면 공직자의 경우 징계 등 행정처분이나 과태료가 부과되고 최대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의 위법행위를 사후에 적발해서 처벌하기보다는 이해충돌 상황에서 공직자가 사전에 공정하고 청렴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전예방적 역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법이다. 이 법은 법조계나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수준을 높이기 위해 공직자들과 법조인들이 솔선수범해서 지켜나가야 할 최소한의 기본원칙이기도 하다.

이해충돌방지법 시행과 함께 우리 사회가 특권과 특혜가 없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이 정착되어 청렴 선진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현희 위원장(국민권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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