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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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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출생하고, 또 사라지지만 땅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 땅에 새긴 인간의 흔적들도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조선왕조 500년(1392~1897년, 대한제국은 1897~1901년), 대한민국 77년(1945년~)의 시간 동안 변함 없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보았고, 조선의 망국과(1910년)과 대한민국의 건국(1945년)을 보았다. 6·25. 전쟁과 이어지는 군사정권을 보았으며, 민주화를 보았다. 70~80년대 경제발전과 서울올림픽을 보았고 1997년 IMF 경제위기를 보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보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았다.

조선을 창업한 태조 이성계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보았고,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빛의 속도로 중국으로 도피하고자 한 선조를 보았으며, 조선을 구한 서울 건천동 출신의 이순신도 보았다. 고구마 100개 먹은 듯 속을 답답하게 하는, 정신승리의 고종 '황제'도 보았다.

대한민국에 이르러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까지 9명의 대통령을 보았고, 현재는 생존한 3명의 전직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한 분은 재임 후 소추되어 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그 뒤에 선출된 대통령은 본인의 의지가 아닌 탄핵으로 물러나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사면되었다. 그 사면을 한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였다.

아래는 박종인 작가의 땅의 역사란 연작에서 반복되는 서문의 문구이다.

"찬란한 5000년 역사만 알고 있는 우리를 위해 책을 썼다. 역사는 입체적이어서 찬란하지만도 않고 추잡하지만도 않다. 그 빛과 어둠이 합쳐서 만든 역사 위에 우리가 산다. 앞으로도 우리는 그런 역사를 만들 것이다. 미래의 역사는 되도록 찬란함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옛날에 벌어진 추함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비겁함과 무능, 실리 없는 명분으로 행했던 일들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권력을 잡은 이들로 하여금 그런 추함을 저지르지 않도록 감시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탁 드린다. 이 땅에, 어둠보다 더 많은, 더 크고 찬란한 빛을 만들어 가시길.


김홍중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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