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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좋은 재판'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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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피해자 변호사는 공판기일 변경 내용을 제때 통지 받지 못해 재판에 출석하지 못했다. 당초 예정됐던 공판기일을 1주일 앞두고 피고인의 변호인이 급하게 재판부에 기일변경을 신청했는데, 법원이 이튿날 변호인과 피해자 변호사 등에게 공판기일변경명령서를 우편 발송했지만, 이 문서가 변경된 기일 다음 날에야 피해자 변호사에게 도착했기 때문이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변경된 공판기일 당일에 우편을 받아 공판에 참석했고, 그날 변론이 종결됐다. 기일변경 사실을 알지 못해 변호사가 법정에 출석조차 하지 못하자, 피해자는 울분을 토했다.


2022년 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만지시탄(晩時之歎)의 느낌이 없지 않지만 반가운 소식이 나왔다.

대법원이 지난 달 중순부터 형사재판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을 위한 '재판기일 안내' 문자메시지(SMS) 서비스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문자메시지 발송에 동의한 불구속 피고인, 증인, 배심원 후보자 및 휴대전화 번호를 제공한 변호인, 피해자 변호사, 감정인, 통역인 등은 공판기일과 공판준비기일, 선고기일, 배심원 선정기일 등에 관한 기일 지정과 변경 내용을 안내받을 수 있다.

시행 초기인 탓도 있겠지만 취재과정에서 만난 변호사들은 아직 이 서비스를 이용해보지 않았거나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대다수가 "그런 서비스가 있는 줄 몰랐다, 언제 시작했나", "어떻게 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나. 법원에서 방법을 상세히 안내해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법원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대법원은 변호인 선임계를 낼 때 변호사가 휴대전화 번호를 제공하면 이 연락처를 시스템에 입력해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선임계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기입하는 변호사도 있지만 선임계에 개인번호를 남기지 않는 변호사도 있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재판기일 안내 문자서비스'를 안내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이용자가 적으면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법원이 사법수요자인 국민을 위해 개발한 좋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이용자가 늘어날 때 '좋은 재판'은 더욱 빛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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