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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검수완박, 민주적 정당성을 결여한 입법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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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검수완박의 본질은 검찰개혁이 아니다. 검수완박의 본질은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근본적 변경이다. 범죄수사를 어느 기관이 담당할지, 수사와 기소의 과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는 단순한 국가기관 개편이나 기관간 권한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인권 보호에 직결되는 문제이며, 국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포함한 일상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사항이다. 그렇게 중대한 문제를 대선이 끝나자 마자 국회내에서 제대로 된 논의나 토의도 없이, 국민의 의사를 충분히 들어 보지도 않은 채 밀어붙인 것은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므로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한 것은 대선 결과가 달랐다면 검수완박을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인가? 박수로 당론으로 채택하고, 불과 2주 만에 법사위원 6명을 교체하며, 안건조정위원회에 대비하여 소속 의원을 탈당시켜 무소속으로 만들고, 합의파기를 명분으로 법사위와 본회의를 이해하기 어려운 빠른 속도로 진행하면서 소수당의 필리버스터는 살라미 전술로 무력화하였다.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외면되었다.


선출된 권력은 민주적 정당성을 내세우며, 임명된 권력에 대해 민주적 통제를 요구한다. "국회가 우습냐", "일개 장관 후보자가"라는 말은 국민이 직접 뽑은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정당성 우위의 사고에서 나오는 것이다. 임명된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당연하다. 그러나 선출된 권력의 임명된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호통소리가 아니라 법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다. 선출된 권력이 자신들의 권력을 시원적(始原的)이라고 착각하게 되면 모든 국가권력에 대해 복종을 요구하게 된다. 선출된 권력의 권력은 주권자, 곧 근원적이고 시원적인 권력자인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다. 국민은 선출된 권력에 대해 권력을 부여하면서 동시에 법치적 통제하에 있을 것을 명령하고 있다. 그러기에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나 입법부도 법치적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법치적 통제에서 벗어나는 순간 선출된 권력으로서의 민주적 정당성도 사라지게 된다. 입법의 민주적 정당성은 실체적 정당성과 절차적 정당성 모두에 있어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어야 한다. 직접민주주의가 아닌 대의제 하에서의 입법은 충분한 논의와 토의, 공론의 수렴 과정을 통해 공동체의 이익을 최대한 실현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끈다는 점에 그 민주적 정당성의 근거가 있다. 그와 같은 과정과 방향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입법의 민주적 정당성은 담보되지 않는다. 다수결은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민주적일 때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검수완박 입법은 법치적 통제를 벗어난 다수당의 무소불위 입법폭주의 산물이며, 실체적·절차적 정당성 모두에 있어 민주적 정당성을 결여한 무효의 입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 입법권은 위인입법(爲人立法)이 아닌 위민입법(爲民立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의 반대여론이 높고, 국민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함에도 이를 무시한다면 그로 인한 책임은 오롯이 무시한 사람들에게 있다.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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