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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촉법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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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새 정부의 인물과 앞으로 추진할 제도, 정책이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검수완박' 입법이 등장하여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시기적으로,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갑자기 등장한 정치적 입법이라고 의심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극복될 비정상적 과정이라고 믿기에 더 이상 논하지 않고, 대통령 공약인 촉법소년 연령을 화두로 삼아본다.


현행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만 가능한 촉법소년의 연령은 10세 이상 14세 미만이다. 이 연령을 12세 미만으로 낮추자는 공약이 제시되었고, 국회에도 개정안이 다수 발의되어 있다. 통계상 어린 소년들의 강력범죄가 늘고 있음이 확실하다. 소년인구가 급격히 줄어듦에도 소년보호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재범률도 성인 범죄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난다. 현장에서는 나이 제한을 악용하여 범죄를 일삼는 어린 소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반면, 소년일수록 교화에 방점을 두어야 하고, 처벌 범위를 넓힌다고 범죄가 줄어든다는 보장이 없다는 반론이 있다. 외국 입법례를 보아도 연령에 대한 정답을 찾기는 어렵다. 우리와 같이 촉법소년을 만 14세 미만으로 규정한 독일, 일본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 낮거나 높은 국가도 있고, 촉법소년을 따로 규정하지 않는 국가도 있다.

미성년자의 육체적, 정신적 발달상태가 크게 좋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70년간 변함없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대부분 중1에 해당하는 만13세보다 만12세까지(만 13세 미만)의 기준이 학제나 동질적 집단이라는 측면에서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연령 문제를 최우선에 두는 것은 소년 범죄에 대한 올바른 대책이 될 수 없다. 소년법은 제1조에서 궁극적인 목적을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명시한다. 형사처벌의 확대가 소년의 건전한 성장에 더욱 부합한다는 논거는 분명하지 않다. 형사정책적으로는 단순한 처벌보다 맞춤형 처우가 교화에 더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소년사건을 판·검사의 일시적·부수적 업무로 취급하는 한, 소년범이 재범에 빠지지 않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적절한 사건분류와 합리적 처분을 위하여 법관이 소년형사사건과 소년보호사건을 함께 담당하고, 전문성을 더욱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형사처벌과 보호처분의 일도양단이 아닌 양자를 혼합하는 제도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려는 시도가 사회복귀보다는 격리를 선택하여 사회안전을 지키려는 안이한 사고에서 비롯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소년의 장래에 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다는 점이 검증되고 그러한 여건이 갖추어질 때, 촉법소년의 연령하향은 정당화될 수 있다.


홍기태 원장 (사법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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