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지방회스타그램

[#지방회스타그램] '알파고 판사'에게 재판 받는 시대

학연·지연·혈연의 문제 줄어드는 장점 있겠지만
잘못된 데이터 입력되면 또다른 사법불신 야기

177852.jpg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범죄를 미리 예측해 막거나 온라인 또는 가상현실에서 재판을 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공지능, 이른바 '알파고 판사'가 선고하는 날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알파고 판사'가 재판을 진행하게 된다면, 법조계에 대하여 일반 국민들이 우려하는 '학연, 지연, 혈연의 발현 문제'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case에 대한 입력 과정에서 '알파고 판사'에게 잘못된 데이터가 입력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곧 또다른 사법불신을 낳을 우려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판사는 상황 자체에 대한 연민과 공감,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판결을 내리는 사람이다. 예컨대 형사재판에서 배고픔에 굶주린 갓난아기를 보다 못해 어쩔 수 없이 절도죄를 범한 엄마에 대한 형량(刑量)과 통상적인 절도범에게 동일한 형량을 내리는 것이 과연 정의(正義)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민사재판의 경우에도 모든 사건이 판결로서 종결되는 것도 아니다. 사건 당사자들의 재산상황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수준의 조정으로 종결되는 사례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당사자들은 조정에 의한 분쟁해결은 오히려 판결에 의한 분쟁해결보다 그 만족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즉, 동일한 case라도 하더라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같은 내용의 판결을 내린다면 오히려 더욱 불공정한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AI 재판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추후에는 AI도 case가 쌓일수록 더욱 공정하고 정교하게 재판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고, 우선 정형화된 유형이라 분쟁 가능성이 낮은 소액재판에서 AI 판사가 결정하게 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소액재판이라 하더라도 당사자의 재산상황, 계약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재판 당사자의 데이터가 알파고 판사에게 입력되어야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국가가 일반 개인의 개인정보를 침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 산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발전해 왔고, 결국 '알파고 판사'에 의하여 재판을 받는 시대는 생각보다 멀지 않은 시점에 도래할 것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AI에 의한 재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은 오히려 사회적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을 것이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사전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우리 법률가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는 길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걸 더 잘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AI가 할 수 없는 보다 창조적이고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배재현 변호사(대구회)

리걸에듀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