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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마스터스(MASTERS)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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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골프 토너먼트, 2022년 마스터스 대회의 우승자가 가려졌다. 스코티 쉐플러(Scottie Scheffler)가 최종 우승하였다.


우승 퍼트 후 스코티쉐플러를 꼭 안아 준 캐디의 이름은 테드 스콧(Ted Scott)이다. 그는 2021년까지 스코티 쉐플러가 아니라 버바 왓슨(Bubba Watson)의 캐디였다. 버바 왓슨은 2007년부터 2021년까지 15년 동안 테드 스콧과 함께 경기를 했고, 마스터스에서 2번 우승했다.

버바 왓슨을 처음 본 것은 2012년 1월, PGA 투어의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이었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를 향하는 선수들을 기다리는데, 많은 선수들이 가벼운 인사만 하고 지나갔다. 힘든 경기 후라 당연했지만, 버바 왓슨은 달랐다. 일일이 악수를 하고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그 배려에 반하여 이후 그의 경기들을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버바 왓슨은 그 해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하였다. 패색이 짙은 어려운 상황에서 엄청난 각도로 꺽이는 훅(hook) 샷을 성공시켜 우승했다. 상상하기도 어려운 투지의 샷이었다. 18번홀을 적시듯 눈물을 쏟은 후, 클럽하우스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눈물에 말을 잇지 못하며, 2주 전에 입양한 아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인터뷰는 PGA 역대 최고의 장면이다. 그 장면을 보면 또 눈물이 난다.

버바라는 이름은 미국에서도 흔치 않다. 버바라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레드넥(redneck)이라는 뜻이 나오고, 레드넥을 검색해 보면 도시가 아닌 농촌 지역에 사는, 교육수준이 높지 않은 백인을 뜻한다는 설명이 이어진다(볕에 그을려 목이 빨갛게 된 것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름을 지으신 버바의 아버지가 좀 심하셨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버바는 미국 남부 시골 마을에서 자랐고, 아버지는 전역 군인이었다. 그런 형편 때문인지 버바는 레슨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골프 선수가 되었다. 엄청난 골프 흙 수저였고 개천에서 용이 제대로 난 셈이다.

위정자의 개천, 용 운운으로 한국사회가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 미국 남부의 숲에서 코치도 없이 솔방울을 치고 있는 어린 버바가 이를 들었다면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 하지 않았을까?


김홍중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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