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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개선 필요한 법관 재산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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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이공현 전 헌법재판관)가 지난달 31일 관보를 통해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법관 144명의 재산변동사항(2021년 12월 31일 기준)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재산공개 대상자들의 평균 재산은 38억 1434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법무부와 검찰 재산공개 대상자의 평균재산인 20억 3355만 원보다 18억 원가량 많은 규모다.

고위법관들의 평균재산이 다른 직군보다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재산공개 대상인 법조계 전체 고위공직자 210명 가운데 100억 원대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8명이 모두 법원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 8명이 보유한 재산을 합치면 1270억 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전체 고위법관의 재산을 법관 인원으로 나누눈 단순한 방식으로 평균 재산 규모를 산출한다면 국민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84㎡ 기준)의 시세가 25~28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들은 고위법관들이 비싼 강남에 아파트 한 채씩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여지가 많다. '요즘 법관은 청렴하지 않은 것 아니냐', '법관들이 저렇게 재산이 많은데 우리 같은 서민의 처지를 이해나 하겠느냐'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재산공개 대상인 A 대법관은 3억 308만 원, B 고등부장은 3억 2996만 원으로, 평균재산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또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를 폐지하며 고법판사들에게 그 역할을 맡기고도 고법판사를 재산공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 역시 큰 문제다. 같은 고등법원에 근무하는 법관 가운데 고등법원 부장판사만 재산을 공개하고, 고법판사는 재산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등록재산의 공개와 관련한 규정인 공직자윤리법 제10조 5호 중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 부분을 법관 경력 20년 이상인 법관으로 개정하면 어떨까.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 증식을 방지하고,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공직자윤리법 제1조)'라는 공직자 재산공개제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누구를 재산공개 대상으로 설정할지, 평균 재산을 어떻게 산출할지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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