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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는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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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되어야 할까?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건국 초 이승만 정부에서 두 번의 발동이 있었다고 하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는 참여정부 당시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인한 논란과 문재인 정부에서 세 번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충돌했던 일이 생생하다. 물론 이들 논란과 충돌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사이의 역학관계에서 수사지휘권이 공식적으로 발동됨에 따른 것이고, 그 간의 경험상 비공식적인 협의를 통해 조율이 된 경우가 더 많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법무부장관의 수지휘권은 법률상 존재하나 사실상 사문화되었다고 하고, 프랑스는 2013년에 폐지되었다고 한다. 각 나라의 역사와 경험은 다르므로 다른 나라에 있다고 하여 우리도 있어야 한다거나 다른 나라에는 폐지되었다고 하여 우리도 폐지하여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 폐지가 글로벌 스탠다드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경험, 현실에 비추어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여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법무부장관에게 수사지휘권을 인정하는 근거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 확보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서 찾을 수 있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나 준사법기관 성격에서 독립성을 부여받고 있다.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하여 현안을 보고하거나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도록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검찰총장이 아닌 법무부장관이 국회에 출석하여 검찰의 현안이나 수사 관련 사항들에 대해 답변을 함으로써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한다. 동시에 법무부장관의 국회 출석과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한 것이다.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해 법무부장관에게 수사지휘권이 부여되며, 동시에 검찰수사의 독립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에 대해서만 지휘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장관은 정치적 외압에 맞서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한편, 수사지휘권을 통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하는 지위에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검찰의 독립성 보장이나 민주적 통제와는 관계없이 정치적 목적이나 판단하에서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그 존재의미를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법무부장관이 당적을 가지고 국회의원을 겸직한다면 수사지휘권은 정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만 높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수사지휘권 폐지로 끝날 일은 아니다.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결코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 검찰총장은 국회에 직접 출석하여야 한다. 어떠한 국가기관도 국민 앞에 서는 것을 면제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정치적 외풍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는 양날의 칼과 같다. 그러기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한편 민주적 통제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모두를 조화롭게 이루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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