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서초포럼

법은 누구의 편인가

177586.jpg

한국법제연구원의 '2021 국민 법의식 조사 연구'에 의하면 '귀하께서는 평소에 법을 얼마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응답자의 7.9%만이 '알고 있다(매우 잘 안다: 0.4%, 아는 편이다: 17.5%)'고 응답한 반면, 응답자의 43.3%는 '모른다(전혀 모른다: 7.0%, 모르는 편이다: 36.3%)'고 답변하였다(87면). 인터넷에 법률상담 사이트나 법 관련 블로그 또는 뉴스기사가 넘쳐나고 정부에서 온, 오프라인을 통해 판례나 법령 정보를 열심히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국민들에게 '법'은 아직도 어렵고 두려운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국민들은 이러한 법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까? '법은 공정하게 집행된다'에 대해 긍정 53.8%, 부정 14.4%, '힘 있는 사람의 이익을 대변한다'에 대해 긍정 60.7%, 부정 8.5%, '국민의 이익을 대변한다'에 대해 긍정 51.6%, 부정 14.0%로 나타났다(102면). 그런데 '법은 공정하게 집행된다'에 긍정 응답을 한 것이 53.8%임에도 불구하고 '힘 있는 사람의 이익을 대변한다'에 긍정 응답을 한 것도 60.7%인 점은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법은 공정하게 집행'되지만 때때로 '힘 있는 사람의 이익을 대변'하기도 한다는 현실이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법 집행 및 적용이 언제나 모든 사건에서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 것은 아니지만(즉 대체로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특정 사건에서는 공정하지 않은 결론에 이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 공정하지 않은 상황이 자신에게 닥칠까봐 우려하곤 한다.

사법부에 대한 조사도 있었는데, 여기에 법원만 있고 검찰, 경찰 등은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하고 있다'에 긍정 76.4%, 부정 23.6%, '법관은 양심에 따라 재판하고 있다'에 긍정 66.9%, 부정33.1%, '법관은 재판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에 68.3%, 31.7%, '법관의 재판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에 긍정 51.8%, 48.2%, '법원의 재판은 국민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에 긍정 51.2%, 부정 48.8%,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국민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에 긍정 57.2%, 부정 42.8%로 나타났다(228면). 법관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재판이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외부의 영향 또는 국민여론의 영향을 받는다'는 답변이 각각 50%에 가깝다는 점은 법원의 독립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현직에서 바로 국회나 정치 등의 영역으로 전환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또 '국민참여재판은 확대되어야 한다'에 긍정 78.8%, 부정 21.4%가 나왔는데, 이는 법관은 신뢰하지만 국민도 함께 사법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은 누구의 편도 아니고, 정의와 공정의 저울에 따라 적용, 판단되어져야 할 뿐이다. 그저 새로울 것 없는 당연한 이치인데, 간혹 현실에 직면하면서 새삼스러울 때가 있다.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리걸에듀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