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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자증언 제도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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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자 증언제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사자 증언이란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던 사람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을 증언하면 일정한 요건하에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이 제도는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과 함께 도입되었지만 별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2022년 1월 검사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을 대폭 제한하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이 시행됨에 따라, 조사자 증언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자 증언제도는 경찰, 검찰, 법원 각각의 역할과 상호관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그 변화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측면들이 많다. 하지만 조사자 증언제도의 활성화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제도가 수사단계의 피의자 진술을 법정에 현출하는 '주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하는 시각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조사자 증언 수의 급격한 증가는 확인되지 않는다.

새로운 법률이 시행되고 정착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현실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며(Law in Action), 단지 법 문언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제도를 운영하는 형사사법관계자들의 의지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조사자 증언제도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일부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조사자 증언제도가 가져올 아래와 같은 긍정적인 면들을 이해하고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피고인의 헌법상 권리인 대면권 보장 강화

유명한 증거법학자인 존 헨리 위그모어(John Henry Wigmore)는 교호신문을 '사실발견을 위해 고안된 최고의 법률 엔진(the greatest legal engine ever invented for the discovery of truth)'이라고 칭한 바 있다. 우리 형사재판이 지향하는 공판중심주의의 핵심도 결국 공개된 법정에서의 교호신문(반대신문)을 통한 사실발견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피고인에게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증인에 대한 대면권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적이다. 대면권은 우리 헌법 제27조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하나로 인정되고, 최근 들어서는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인정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정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이 시행되기 전까지, 피고인은 검찰 조사단계에서 한 진술에 대해서는 대면권이 보장되지 않았다. 피고인의 진술은 사람이 아닌 피의자 신문조서에 담겨 제출되었기 때문이다. 피고인은 법정에서 조서에 담긴 내용의 신빙성을 탄핵해야 하지만, 말 없는 조서를 상대로 반대신문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피고인은 자신이 남긴 과거의 유령과 싸우는 셈이었다.

조사자 증언제도의 활성화는 이러한 불합리를 개선한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수사단계에서의 피고인 진술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조서의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던 자가 출석하여 증언하는 경우에만 법정에 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서에 담긴 죽은 활자가 피의자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제 피의자 신문과정에서의 진실은 법정에서의 치열한 교호신문을 통해 확인될 수 있다. 피고인에게 '최고의 법률 엔진'이 주어진 셈이다.


수사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 향상

피의자 신문은 수사의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피의자 진술의 임의성·신뢰성에 대한 수사관들의 관심은 다소 형식적이었다. 수사관들은 신문조서에 피의자에게 최대한 불리한 진술이 담기도록 하는 것에 주된 관심을 두었고 (소위 '조서를 꾸민다'는 표현이 이를 잘 드러낸다), 피의자 진술의 임의성·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사 환경, 기록 유지 등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경찰, 검찰 모두 그랬다. 경찰은 경찰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한계 때문에 그랬고, 검찰은 피신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인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에 그랬다.

이제는 모두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조사자 증언 증거능력의 절대 부인도, 절대 인정도 없는 새로운 기준하에서 수사관은 증거능력의 인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영상녹화(진술녹음)를 통해서도, 변호인 참여권 보장을 통해서도, 기타 특신상태가 인정될만한 정황의 충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그리고 법원은 피의자 진술의 자연스러움을 더욱 주의 깊게 볼 것이므로, 소위 어색하게 '조서를 꾸미는' 행위도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수사과정에 잔존하는 각종 인권침해 요소를 제거하고,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또 한가지 유의미한 것은 수사관 스스로의 책임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사관이 증거수집을 마치고 기록을 송치하면 수사는 완전히 종결되었다. 수사관은 어깨의 짐을 완전히 덜었다. 조사자 증인으로 소환될 일은 거의 없었고, 이제는 오로지 검찰과 법원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진다. 수사관이 담당한 사건의 조사자로서 법정에서의 증언이 종료되어야 맡은 역할이 끝나는 것이다. 성공적인 조사자 증언은 최근 수사단계에서 강조되는 소위 '책임수사'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


경찰과 검찰간의 협력 강화 및 관계 개선

경찰과 검찰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이유는 단지 구시대적인 상명하복 지휘관계 때문만은 아니었다. 상호 조력을 주고 받을 만한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수사단계에서 검사로부터 법률적 조언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보다는 일방적인 지시에 구속되는 경우가 많았다. 검사도 서면 지시 등을 통해 경찰로부터 완결된 수사기록을 전달받으면 충분했고, 별도로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거나 스킨십을 강화할 필요는 거의 없었다. 오랜 시간과 노력의 산물인 수사서류를 공유하지만, 서로 안보고 살아도 크게 문제 없었다. 마치 남처럼.

조사자 증언은 이와 같은 경찰과 검찰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제는 스킨십이 중요해졌다. 검사는 핵심 증인으로 수사 경찰관을 소환할 필요성이 높아졌으며, 법정에서의 성공적인 조사자 증언을 위해서는 상호간의 신뢰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자연스레 법정 증언 전 미팅 등을 통해 원활한 협조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검사는 경찰로부터 혐의 입증에 도움이 되는 증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그리고 경찰은 검사와 협의를 통해 부당한 반대신문이나 위증죄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각자의 필요성이 자연스레 상호간의 이해와 협조를 높일 것이다. 경찰과 검찰간의 협조관계를 규율하고 있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수사준칙)'은 이미 조사자 증언에서의 경찰과 검찰의 원활한 협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수사준칙 제8조(검사와 사법경찰관의 협의) 제1항 제7호는 "사법경찰관이 조사자로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진술하게 된 경우" 경찰과 검찰은 상대방의 협의 요청에 "응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제 협력은 의무가 되었다. 남은 것은 열린 마음에 기반한 건전하고 투명한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

새로운 제도의 정착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인적·물적 한계는 당장 운영의 어려움을 초래한다. 기존에는 법원이 신문조서를 읽어보고 단 시간에 조사 내용을 파악했지만, 이제 법정에서 지난한 교호신문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형사법정에 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현실적으로 이와 같은 재판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또는 있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이는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조사 경찰관과 신문을 진행하는 공판 검사에게도 많은 부담이 된다.

더 큰 장벽은 조사자 증언 활성화가 형사절차 개혁의 방향과 충돌된다는 부정적 인식이다. 일부에서는 피고인이 부인한 바로 그 조서 내용이 다시 수사관의 증언을 통해 법정에서 현출된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갖는다. 법관이 주재한 법정에서 실제 사건을 경험한 당사자(피고인)의 직접 진술이 현출되어야지, 수사과정에서 이루어진 피의자 진술에 관한 수사기관의 증언이 이를 대체하는 것에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그러나 공판중심주의의 요체는 공개된 법정에서의 엄격한 증거 조사에 있는 것이지, 조사되는 증거의 종류 자체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데 있지 않다. 즉, 그 증거가 피고인의 직접 진술인지, 수사단계에서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던자의 진술인지 여부가 증거능력 인정에 결정적 차이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사실 공판중심주의의 본 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조사자 증언이 전문진술(hearsay) 자체에도 해당하지 않다는 사실(exemption)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 형사절차에서 조사자 증언이 활성화되고, 지금까지 살펴본 긍정적인 영향이 확산될 수 있도록, 경찰, 검찰, 법원 구성원들의 인식 전환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면기 교수(경찰대 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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