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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전쟁범죄와 법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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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서방세계가 경제제재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법조계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차별적인 민간 구역 폭격 논란과 금지된 대량살상 무기 사용 의혹 등이 SNS로 퍼져나가면서 전장의 참상이 전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범죄 지적이 나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침공 주도 세력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영국, 독일 등 유럽 39개국은 이번 사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했고, 이에 부응하듯 ICC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본보 2022년 3월 10일자 3면 참고>


이와 별개로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7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러시아를 상대로 '잠정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군이 지배하고 있는 루간스크(Luhansk)와 도네츠크(Donetsk)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의해 집단살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거짓이며, 오히려 러시아가 군사 침공을 하면서 민간인에 대한 집단살해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ICJ도 지난 6~7일 공개 심문기일을 여는 등 관련 절차를 개시했다.

하지만 국제재판소를 통한 책임 추궁이 얼마나 실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최종적인 판결이 나오는 데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러시아의 협조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사태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처벌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2005년 ICC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수단의 독재자 알바시르는 2015년 정권 실각 후 압송됐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독일에서 홀로코스트 관련 피고인이 최근에도 법정에 섰던 사례에서 보듯 국제형사법 절차는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고 권력은 유한한 법이다.

러시아는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치며 전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3차 세계대전'까지 언급하는 등 점점 극단적인 전술을 취하고 있다. 하루 빨리 이성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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