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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문난 맛집

마포구 도화동 ‘본점 최대포 1호점’

시작은 소금구이나 갈매기살 딱 1인분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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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에 갈 때면 늘 들르는 곳이 있다. 마포구에 있는 '본점 최대포 1호점'이다. 법원에서 나와 공덕오거리 방향으로 쭉 내려오다 보면 경의중앙선 공덕역으로 들어가는 골목이 나오는데 그 인근에 있는 노포다. 1952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일대에는 최대포 '2호점'도 있고 '원조 최대포'도 있고, 온갖 '최대포'가 있어 처음 오는 이들은 다소 헷갈릴 수 있다.

이곳은 오래된 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방으로 제멋대로 확장한 공간들을 볼 수 있다. 분명히 깔끔하게 구획되고 정리된 모습은 아니다. 어설프고 쓸쓸하고 허름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묘한 아늑함을 느낀다. 세련되고 깨끗한 것을 선호하는 사람은 이곳의 분위기가 낯설 것이다.


입맛 돋우기 위한 ‘에피타이저’

씹을수록 맛은 담백


나는 이 곳에서 모임을 갖기도 하고, 옛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때로는 '혼밥 난이도' 최상위권인 '혼자 고기 굽기'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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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우선 자리에 앉아 소금구이나 갈매기살을 주문하는 것이 좋다. 첫 시작은 딱 1인분만 시킨다. 왜냐하면 소금구이는 입맛을 돋우기 위한 '애피타이저'기 때문이다. 씹을수록 담백하고 짭짤한 맛이 우러나온다. 맥주를 곁들여 입가심을 해도 좋다.

 

반찬은 상추·깻잎에 장류로 간단

맛집 자부심인듯 


고기와 함께 나오는 반찬은 가짓수가 많지 않다. 상추와 깻잎 등 간단한 쌈채소와 파겉절이, 마늘, 장류가 전부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나는 알고 있다. 이런 곳이 바로 '맛집'이라는 것을. 고깃집이 반찬을 많이 내는 것은, 사실 맛에 별로 자신이 없다는 신호다. 그런 집은 자리에서 일어날 때 어김없이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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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양념돼지갈비 차례다. 이곳은 특히 양념돼지갈비가 일품이다. 혹자는 '고기 굽는게 뭐 다 똑같은 맛이지'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달달하면서도 입에 착 감기는 감칠맛은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기를 씹어 삼키는 행위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사람들과 어울려 앉아 식사를 하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함만이 아니고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행위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능도 있다고 하던데, 이곳에서의 식사를 돌이켜보면 조금 다르다.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함께 앉아 있는 모두의 말수가 점점 줄어들고, 젓가락은 바빠지며, 끊임없이 불판을 교체한다. 조용히, 열심히, 몰입해 식사를 즐기게 된다. 식탐이 없는 이들도 땀을 흘리며 먹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다음 양념돼지갈비

말수 줄고 젓가락질은 바빠져 


양념돼지갈비를 먹은 후에는 껍데기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다. 밥과 찌개도 주문한다. 찌개는 다른 곳과 달리 맛이 강렬하지 않고 '슴슴'하다. 고기를 열심히 집어넣어 잔뜩 흥분한 위장을 달래라는 뜻일까. 아무튼 이때부터는 배도 좀 차고 입도 풀어지기 시작한다. 사는 이야기, 가족, 정치, 운동 등등 흉금에 갇혔던 말들이 술술 쏟아져 나오게 된다.


'사는게 뭐 있나… 이게 행복이지.'

생각건대 세상을 살아내는 것은 누구에게나 녹록치 않은 법이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혼탁한 세상이라면 더 말이 필요할까. 말과 말, 힘과 힘, 욕망과 욕망이 서로 뒤엉켜 신음하는 세계다. 나는 이 세계로부터 한 발자국 떨어져, 허름한 노포에서 잔뜩 배를 채우고 식곤(食困)에 취해 '고복격양(鼓腹擊壤)'의 고사를 생각한다.

해 뜨면 일하고 / 해 지면 쉰다 / 우물 파 물 마시고 / 밭갈아 밥먹으니 / 임금의 힘이 내게 무슨 소용인가.


한준엽 변호사(법률사무소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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