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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대법원의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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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헌법재판소가 수용자 1인당 수용면적이 1㎡ 남짓인 0.3평에 불과한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한 이후 과밀수용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수용자들의 국가 상대 소송이 줄을 잇고 있지만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놓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수용자들이 제기한 과밀수용 관련 국가 상대 소송 건수는 모두 190건에 달한다. 이 중 83건(기각 25건, 취하 및 각하 58건)은 이미 종결됐지만, 107건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 상고심을 2017년 처음 접수하고서도 5년째 판단을 미루고 있다.

이 때문에 하급심 일부 재판부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며 변론기일이나 선고기일을 무기한 연장하고 있어 수용자들의 권리구제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교정시설까지 번지면서 집단감염이 속출, 과밀수용 문제 해결은 더 미루기 어려운 숙제로 부상했다.

물론 대법원이 장고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수용자 1인당 최소 수용면적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법률이 없는 데다, 현행 교정시설 상황, 사회적 공감대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내놓게 될 해석과 판단이 최종적인 기준이 되는 '형성적 판결'이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특히 대법원이 일정한 기준과 판단을 제시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소송이 제기될 여지가 크다. 수용자의 인권을 보호하면서도 사회적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해 적정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종 판단을 하염없이 미루는 것은 답이 될 수 없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이 있다.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내고 통일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최고법원의 책무이기도 하다.

교정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법무부도 "법원의 판례 등을 고려해 수용자의 인권침해가 없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며 대법원을 바라보고 있다. 대법원이 하루빨리 해법을 찾아 매듭을 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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